삼성重, '골칫거리' 시추선 매각 추진




국제 유가가 100달러 수준까지 오르면서 악성 재고자산으로 남아 있던 삼성중공업의 시추선 매각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시추선 한 척에 드는 유지보수 비용만 100억 원에 이르는 만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매각이 시급하다는 분석입니다.

신재근 기자입니다.

시추선은 심해에서 석유를 시추하는 데 쓰이는 선박으로 일명 '드릴쉽'으로도 불립니다.

시추선에 대한 수요는 국제 유가에 연동되는 측면이 큰 만큼 유가가 오르면 발주도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국제유가가 8년 만에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오른 상황.신규 시추선 발주도 중요하지만, 국내 조선사 입장에선 과거 발주를 받았다가 유가 급락으로 주인을 찾지 못한 시추선 처분이 급선무로 꼽힙니다.

삼성중공업은 3척, 대우조선해양은 2척의 시추선이 아직 주인을 못 찾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미인도 시추선 유지보수에만 연간 300억 원 가까운 돈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최근 시추선 발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고는 하지만, 업계에선 매각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입니다.

국제 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이 수요 증가보다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박무현 / 트레보트리서치 대표이사: 북반구의 난방 수요 기간이 끝나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가의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높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유가가 높은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는 것이 확인돼야 미인도 드릴쉽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매각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기존에 제작된 시추선이 어떤 환경에서든 쉽게 사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도 매각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입니다.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삼성중공업이 갖고 있는 미인도 드릴쉽은) 세부적인 (요구사항에) 맞춰서 발주·디자인됐어요. 아무 바닷가에나 투입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유가가 올랐다고 해서 팔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는 힘든 부분이 있는 거죠.]

유가가 지금처럼 오르더라도 실제 매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분석입니다.

삼성중공업 측은 "남아 있는 시추선에 대한 리스(용선)나 매각에 대한 협의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신재근기자 jkluv@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