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민주당에 날세운 윤석열 "히틀러처럼 정치보복 몰아가"

안성·용인·성남 거쳐 서울로

"20억 아파트 산다고 갑부 아냐
월급 타서 세금으로 다 빼앗겨"

'李 안방' 성남서 대장동 정조준
"나라 운영땐 꼬라지 어찌 되겠나"

유승민 "백의종군"…尹 "천군만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경기 성남 야탑역 앞에서 열린 거리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집중 유세에서 현 정부 최대 약점인 ‘부동산 정책 실패’를 물고 늘어졌다. 28번의 부동산 정책 수정을 지적하며 “편 가르기를 위한 악의적이고 고의적인 선거 전략”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최근 이슈가 된 윤 후보의 ‘문재인 정부 적폐 수사’ 발언과 관련해 “부정부패 청산을 정치보복이라고 선동한다”며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도권 유세 핵심 키워드 ‘부동산’

윤 후보는 17일 경기 안성 용인 성남을 거쳐 서울 송파 서초 종로 등 수도권 6개 지역 유세를 펼치는 강행군을 펼쳤다. 선거운동 개시 이후 경부선 축과 호남·충청·강원 유세에 이어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공략에 나선 것이다.이날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집중 공격했다. 용인 죽전동 테이스티애비뉴에서 한 현장 유세에서 “저는 민주당 사람들이 머리가 나빠서 이런 부동산 정책을 편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아주 고의적이고 악의적”이라고 했다. 그는 “집값을 올려 운 좋게 집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르고, 집 없는 사람이 민주당을 찍게 하려고 그런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서초 유세에서도 “부동산 정책을 28차례나 일부러 실수할 순 없다”며 “악의적으로 집값을 폭등시킨 것”이라고 저격했다. 송파에서는 “송파에 20억원짜리 아파트 산다고 갑부는 아니다. 월급 타서 세금 내기 바쁘다”며 유세장에 모인 지지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안성에서는 정부·여당을 향해 ‘파시스트, 공산주의자’ 등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윤 후보는 안성 중앙시장 앞 서인사거리에서 “정부·여당 사람들은 법과 원칙에 따라 내편 네편 가릴 것 없이 부정부패를 일소한다니까 자기들에 대한 정치보복을 한다고 한다”며 “정치보복은 누가 제일 잘하느냐”고 외쳤다. 지지자들이 “문재인”이라고 답하자, 윤 후보는 “옛날에도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파시스트들이 뒤집어씌우는 건 세계 최고”라며 “자기가 진 죄를 남에게 뒤집어씌우고, 짓지 않은 죄를 만들어 선동하는 건 원래 파시스트와 공산주의자들의 수법”이라고 했다.

李 ‘텃밭’ 성남서 대장동 유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성남을 찾아가서는 ‘반(反)대장동’ 유세를 펼쳤다. 윤 후보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거론하며 “3억5000만원을 넣어 8500억원을 받아가게 하는 건 대한민국을 떠나서 지구상에서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어떤 지방정부도 이 비슷한 걸 해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그러자 한 지지자는 “이재명 도둑놈”이라고 소리쳤다. 윤 후보가 성남 야탑역 앞 연설장에 등장하자 지지자들은 ‘공공택지에 수천억원대 부당이득’ ‘초과수익 환수하라’ 등의 팻말을 들고 환호했다.

이 후보의 성남FC 후원금 특혜 의혹도 언급했다. 윤 후보는 “용도변경과 관련된 현안이 있는 기업에 왜 성남FC가 165억원을 거둬들였느냐”며 “165억원의 용처를 대라고 하니 못 댄다고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인구 100만의 성남시를 이렇게 운영했는데, 이런 사람이 5000만 명의 대한민국을 운영하면 나라 꼴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했다. 또 “이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한 민주당은 또 뭐냐”고 덧붙였다.윤 후보는 서울 서초동에서 유세를 마친 뒤 여의도로 발을 돌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과 만났다. 지난해 11월 대선 후보 경선이 끝난 후 첫 만남이다. 유 전 의원은 “아무 조건도 직책도 없이 열심히 선거를 돕겠다”고 했고, 윤 후보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고 화답했다. 이날 두 사람은 서울 종로 보궐선거에 출마한 최재형 국민의힘 후보 유세를 지원했다. 당 내부에선 국민의힘 ‘원팀’이 출범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성상훈/이동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