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예바 선수에 어떤 멘트도 안해" 침묵해설에 외신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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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신기록 제조기' 카밀라 발리예바(16.ROC) 선수의 쇼트 연기에 방송 중계진이 초유의 침묵 해설을 한 것과 관련해 세계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지상파 3사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중계를 한 해설진은 발리예바가 연기한 3분간 침묵을 지켰다.CNN은 지난 16일 ‘SBS 중계진이 발리예바 선수 쇼트 연기에서 멘트 하지 않고, 경기 직후 소신 발언했다’라는 내용을 비중 있게 다뤘다. 이 기사에서 SBS 이호정 해설위원은 “스포츠를 사랑하고, 피겨를 해온 사람으로서 발리예바 사태는 정말 화가 난다. 도핑 근절을 위한 강력한 징계가 있어야 한다. 평생 훈련 끝에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다른 선수들과 공정하게 경쟁한 선수들의 노력은 어떻게 되는 거냐?”라고 전했다.
곽민정 KBS 해설위원은 "많은 것을 책임지려면 출전하지 말아야 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며 "가장 화나는 부분은 다른 선수들이 피해를 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자 블룸버그 및 ANSA Brasil에서도 중계진의 소신 발언을 높게 평가했다.지난 15일, 도핑에 적발된 발리예바가 은반 위에 나서자 중계진은 침묵했다. 이호정 SBS 해설위원은 발리예바의 무대가 끝난 뒤 "금지약물을 복용하고도 떳떳하게 올림픽 무대에서 연기한 선수에게는 어떤 멘트도 할 수 없었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들도 “인상 깊은 대처였다”, “진심으로 멋지다”, “해설위원의 말이 정말 와닿는다”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KBS 해설진은 발리예바의 연기가 끝난 후 점프 실수에 관해서만 설명했다. 남현종 KBS 캐스터는 "약물을 복용한 발리예바 선수도 책임이 있지만, 그 뒤에 더 책임을 져야 할 무언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MBC 해설진은 경기 중 침묵을 지키며 발리예바가 수행한 기술에 대해서만 간단히 말했다.
발리예바는 도핑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가운데에도 쇼트 1위를 차지했다.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 발리예바는 기술점수(TES) 44.51점, 예술점수(PCS) 37.65점, 총점 82.16점을 받았다.
기계 같은 점프를 선보여 왔던 발리예바는 첫 점프과제인 트리플 악셀을 뛰다 두 발로 착지하는 등 실수를 범했다.
연기가 끝난 후 발리예바는 최근 사태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듯 하늘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발리예바가 메달을 획득하면 메달 세리머니 등을 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상위 24명 안에 들어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하게 되면 25위를 한 선수에게도 출전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실제로 이날 쇼트프로그램에서 25위를 한 제니 사리넨(핀란드)이 프리 출전권을 얻었다.발리예바 측은 CAS 청문회에서 "금지 약물(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을 보인 것이 할아버지의 심장약 탓"이라고 해명했다. 할아버지와 같은 컵을 사용하면서 트리메타지딘 성분이 (체내에서) 검출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래비스 타이거트 미국반도핑기구(USADA) 위원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금지된 약물 1종과 금지되지 않은 약물 2종을 함께 사용한 것은 지구력을 높이고 피로를 덜 느끼게 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발리예바의 소변 샘플에서 검출된 트리메타지딘의 농도는 1mL당 2.1ng(나노그램)으로 분석됐다. 이는 샘플 오염으로 판명받은 다른 운동선수의 샘플과 비교해 약 200배가량 많은 양"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유영과 김예림(이상 수리고)는 안정된 연기로 프리스케이팅 진출을 확정했다.
유영은 기술점수(TES) 36.80점, 예술점수(PCS) 33.54점, 총점 70.34점을 받아 자신의 최고점(78.22점)을 깨지는 못했지만, 올림픽 무대만 따지면 한국 선수로는 김연아(2010년 78.50점·2014년 74.92점)에 이어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3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는 30명의 출전 선수 중 6위를 차지해 25명에게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을 가볍게 획득했다.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유영과 김예림이 출격하는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은 17일 저녁 7시부터 생중계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지상파 3사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중계를 한 해설진은 발리예바가 연기한 3분간 침묵을 지켰다.CNN은 지난 16일 ‘SBS 중계진이 발리예바 선수 쇼트 연기에서 멘트 하지 않고, 경기 직후 소신 발언했다’라는 내용을 비중 있게 다뤘다. 이 기사에서 SBS 이호정 해설위원은 “스포츠를 사랑하고, 피겨를 해온 사람으로서 발리예바 사태는 정말 화가 난다. 도핑 근절을 위한 강력한 징계가 있어야 한다. 평생 훈련 끝에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다른 선수들과 공정하게 경쟁한 선수들의 노력은 어떻게 되는 거냐?”라고 전했다.
곽민정 KBS 해설위원은 "많은 것을 책임지려면 출전하지 말아야 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며 "가장 화나는 부분은 다른 선수들이 피해를 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자 블룸버그 및 ANSA Brasil에서도 중계진의 소신 발언을 높게 평가했다.지난 15일, 도핑에 적발된 발리예바가 은반 위에 나서자 중계진은 침묵했다. 이호정 SBS 해설위원은 발리예바의 무대가 끝난 뒤 "금지약물을 복용하고도 떳떳하게 올림픽 무대에서 연기한 선수에게는 어떤 멘트도 할 수 없었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들도 “인상 깊은 대처였다”, “진심으로 멋지다”, “해설위원의 말이 정말 와닿는다”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KBS 해설진은 발리예바의 연기가 끝난 후 점프 실수에 관해서만 설명했다. 남현종 KBS 캐스터는 "약물을 복용한 발리예바 선수도 책임이 있지만, 그 뒤에 더 책임을 져야 할 무언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MBC 해설진은 경기 중 침묵을 지키며 발리예바가 수행한 기술에 대해서만 간단히 말했다.
발리예바는 도핑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가운데에도 쇼트 1위를 차지했다.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 발리예바는 기술점수(TES) 44.51점, 예술점수(PCS) 37.65점, 총점 82.16점을 받았다.
기계 같은 점프를 선보여 왔던 발리예바는 첫 점프과제인 트리플 악셀을 뛰다 두 발로 착지하는 등 실수를 범했다.
연기가 끝난 후 발리예바는 최근 사태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듯 하늘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발리예바가 메달을 획득하면 메달 세리머니 등을 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상위 24명 안에 들어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하게 되면 25위를 한 선수에게도 출전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실제로 이날 쇼트프로그램에서 25위를 한 제니 사리넨(핀란드)이 프리 출전권을 얻었다.발리예바 측은 CAS 청문회에서 "금지 약물(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을 보인 것이 할아버지의 심장약 탓"이라고 해명했다. 할아버지와 같은 컵을 사용하면서 트리메타지딘 성분이 (체내에서) 검출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래비스 타이거트 미국반도핑기구(USADA) 위원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금지된 약물 1종과 금지되지 않은 약물 2종을 함께 사용한 것은 지구력을 높이고 피로를 덜 느끼게 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발리예바의 소변 샘플에서 검출된 트리메타지딘의 농도는 1mL당 2.1ng(나노그램)으로 분석됐다. 이는 샘플 오염으로 판명받은 다른 운동선수의 샘플과 비교해 약 200배가량 많은 양"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유영과 김예림(이상 수리고)는 안정된 연기로 프리스케이팅 진출을 확정했다.
유영은 기술점수(TES) 36.80점, 예술점수(PCS) 33.54점, 총점 70.34점을 받아 자신의 최고점(78.22점)을 깨지는 못했지만, 올림픽 무대만 따지면 한국 선수로는 김연아(2010년 78.50점·2014년 74.92점)에 이어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3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는 30명의 출전 선수 중 6위를 차지해 25명에게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을 가볍게 획득했다.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유영과 김예림이 출격하는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은 17일 저녁 7시부터 생중계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