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귀했다", "아니다 더 늘렸다"…러 주장에 서방 불신


러 "크림반도, 우크라 동부에서 훈련마친 병력 본진 복귀 중"
미 "복귀 주장은 허위…우크라 주변에 오히려 7천명 더 늘려" 반박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에서 일부 훈련 병력을 철수했다고 발표했지만 서방 진영에선 오히려 병력을 늘렸다면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16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는 "크림반도에서 훈련을 마친 남부군관구 소속 부대들이 철로를 이용해 원주둔지로 복귀하고 있다"며 군사장비를 실은 열차가 이동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또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인근에서 훈련하던 서부군관구 소속 전차부대 군인들이 정례 훈련이 끝난 뒤 약 1천km 떨어진 상주 기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도 했다.
17일에도 탱크, 궤도차량이 수송기차에 싣는 '증거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면서 부대가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는 장면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의 병력 복귀 발표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쟁 발발 위기는 일단 진화되긴 했지만 미국 등 서방에선 이를 여전히 불신하면서 경계하고 있다.
16일 미국 고위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훈련하던 병력이 복귀했다는 러시아 발표는 '허위'라고 주장했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가 오히려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병력을 7천명 가량 늘렸고 16일에도 병력 일부가 도착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구실로 삼을 수 있는 허위 주장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동부의 친러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서 죽인 민간인 100여명의 집단 매장터가 발견됐다거나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생화학무기를 개발 중이라는 러시아 측의 보도를 그 예로 들었다.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변에 병력을 더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그들이 병력을 늘렸다는 것이고 추가 병력이 이동 중이라는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긴장 완화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공개된 정보, 상업용 위성의 이미지를 통해서도 이런 사실이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17일 미국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공개한 최신 위성사진을 통해 러시아의 군사활동이 새로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14일 촬영된 사진에서는 벨라루스 오시포비치 훈련장에서 야전병원이 최근 지어진 모습이 포착됐다. 또 이곳에서 군 훈련으로 보이는 움직임도 관찰됐다.
15일 찍힌 사진엔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6㎞ 떨어진 프리퍄티강 위에 군용 부교가 새로 지어진 모습이 확인됐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25㎞ 정도 떨어진 벨라루스 자브로프카 비행장에 약 20대의 공격용 헬기가 착륙한 모습이 잡혔다.
맥사는 최근 이 비행장에 파병된 다른 병력은 비행장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 CNN방송은 입수한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보고서를 인용해 현재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배치된 러시아군 규모는 14만8천 명 이상이라고 16일 보도했다. 여기에는 지상군 12만6천 명이 포함됐다.
또 평소에 53개이던 우크라이나 주변의 러시아 대대전술단(BTG)이 현재 87개로 늘어났다고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파악했다. 1개 대대전술단은 800∼1천 명의 군인으로 구성된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러시아의 전면 침공이 임박했다는 서방의 관측과 달리 접경지에 배치된 러시아군 병력은 대규모 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에는 부족한 규모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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