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절벽'…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줄어

1월 1283건…1년 새 78% '뚝'

내달 대선 앞두고 관망세 확산
"이달 거래량은 더 줄어들 수도"
올 들어 서울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거래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적었다. 아파트값 고점 인식과 금리 상승, 대출 규제 등이 맞물리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달 1283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 1월 거래량인 5945건에 비해 78.4%가량 급감했다.
지역별로는 용산구 거래량이 15건으로 가장 적었다. 이어 강북구 18건, 금천구 19건, 광진구 20건, 중구 20건 등도 거래가 많이 되지 않았다. 반면 구로구와 강남구는 각각 146건, 136건으로 비교적 거래 건수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8월을 기점으로 5개월 연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8월까지만 하더라도 월평균 4000~5000건이 거래됐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집값 둔화 분위기가 영향을 미치면서 9월 3874건으로 하락했다. 이후 10월 2839건, 11월 2305건, 12월 1634건으로 거래량 둔화가 두드러졌다.지난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한국부동산원이 해당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2006년 12월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2013년 1월 1213건으로 역대 최저 거래량을 나타냈다.

지난달 아파트 매매 건수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적었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을 신청한 2008년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538건이었고, 두 달 뒤인 11월에는 1344건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것은 강력한 대출 규제, 금리 상승 등에 따른 유동성 축소와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음달 대선을 앞둔 관망세도 한몫하고 있다. 거래량 감소와 함께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부동산원 기준)은 전주 대비 -0.02%로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 2월 첫째주 거래량은 169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설 연휴를 감안하더라도 1000건대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 주간 거래량과 비교하면 급감했다. 강남구 5건, 서초구 12건, 송파구 10건 등 강남 3구 거래량도 많이 감소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세 물량이 쌓이면서 매매 가격이 내리자 실수요자도 좀 더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라며 “대선 이후 정책 변화가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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