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모빌리티…LG, 6G기술 선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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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KAIST와 기술 개발LG전자가 6세대(6G) 통신사업 속도를 올리고 있다. 원천·후보기술을 빠르게 확보해 생태계 주도권을 잡고 로봇, 자율주행 등 새 먹거리 사업의 바탕으로 삼기 위해서다. 6G는 기존 5G 통신보다 최대 50배 빠르게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는 게 가능해 ‘꿈의 통신’으로 불린다. 아직 뚜렷한 ‘기술 리더’가 없어 확장성과 잠재 가치가 크다는 점에 회사는 주목하고 있다.
전장·로봇·자율주행·IoT 등
신사업 원천 기술 20건 확보
5G 속도 50배로 자료 송수신
기술선점 기업 없어 잠재력 커
KAIST와 ‘상용화 집중 연구’
17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KAIST와 ‘LG전자-KAIST 6G 연구센터’ 2단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3년간 테라헤르츠(㎔) 대역 무선 송수신, 통신·센서 간 융합, 미래 보안 등 분야에서 6G 기술을 집중 연구개발한다는 내용이다. LG전자와 KAIST는 2019년부터 벌인 1단계 협력을 통해 3년간 6G 핵심 원천기술 20여 건을 확보했다. 세계 최초로 27㎓ 대역폭 광대역 빔포밍 솔루션을 개발한 게 대표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1단계가 6G 기술 탐색과 발굴에 주력했다면 2단계에선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유력 기술을 중점 개발할 것”이라며 “매년 기술 확보 과제 7건가량을 수행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LG전자는 최근 들어 국내외 연구소·기업과 6G 기술 개발 협력을 늘리고 있다. 작년엔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와 함께 전력 증폭기 소자를 공동 개발해 세계 최초로 6G ㎔ 대역 무선 데이터를 실외 직선거리 100m 이상 송수신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미국 키사이트 등과도 기술 개발을 협력하고 있다.
글로벌 기술표준 주도에도 적극적이다. 작년 6월 미국통신산업협회(ATIS) 주관 차세대통신연합(NGA) 의장사로 선정됐다. 미국 주요 통신사를 비롯해 애플, 퀄컴, 메타(옛 페이스북) 등 각 분야 기업 약 50곳이 6G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해 설립한 단체다.
“전장·자율주행 선점 위해 필요”
LG전자는 통신사가 아니다. 작년엔 스마트폰사업도 접었다. 6G 상용화 예상 시점은 2029년께로 아직 한참 남았다. 그런데도 LG전자가 6G 기술 연구에 열을 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전장, 로봇,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 가전 등 LG전자가 주요 미래 먹거리로 보는 사업의 필수 기반이어서다.6G의 이론상 최고 속도는 초당 1테라비트(1Tbps)로 5G 통신 최고 속도인 20Gbps보다 50배 빠르다. 네트워크 반응 속도를 뜻하는 지연도는 0.1밀리초(1만분의 1초)다. 지상을 비롯해 공중 10㎞ 구역까지 통신 서비스를 할 수 있어 사람, 사물, 공간을 폭넓게 연결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하면 5G로는 실현할 수 없는 완전 자율주행, 로봇 기반 원격 수술, 실시간 홀로그램, 에어택시(UAM) 등을 상용화하기 쉽다.
LG전자는 6G를 바탕으로 각종 신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자율주행 콘셉트카 LG 옴니팟이 대표적인 예다. IoT 기술과 메타버스 등을 활용해 차량 내부에서 사무를 보고 영화감상, 캠핑, 쇼핑 등을 할 수 있는 차다. LG전자가 성과를 내고 있는 기존 스마트홈 개념을 자동차에 들인 셈이다.6G 원천기술 개발 자체도 ‘노다지’가 될 수 있다. 6G는 자동차, 의료, 제조, 엔터테인먼트 등 각종 산업에서 원천 기술로 쓰일 전망이다. 자체 개발한 6G 기술로 특허를 확보하면 각 기업에서 특허 사용료를 받는 식으로 수익을 내게 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