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사들 'ESG 원조' 블랙록과 토론 벌인 까닭

사외이사 30명 화상 세미나
"글로벌 투자흐름 ESG로 집중
외부 투자자 객관적 평가 중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서 S는 ‘사회(Social)’를 넘어 ‘이해관계자(Stakeholder)’로 확대 해석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글로벌 차원에서 S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17일 SK그룹에 따르면 염재호 SK㈜ 이사회 의장,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의장, 김용학 SK텔레콤 의장 등 SK 12개 관계사의 사외이사 30명은 전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세미나를 열었다(사진). 이들은 블랙록 아시아지역 총괄 투자스튜디어십팀 원신보 본부장과 두 시간가량의 화상 세미나를 통해 ESG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SK 관계자는 “외부 투자자로부터 경영 트렌드를 직접 확인해야 효율적이고 독립적 경영판단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블랙록과 세미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1988년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블랙록은 현재 자산운용 규모가 10조달러(약 1경2000조원)에 달한다. 블랙록은 매년 투자자에게 보내는 CEO 투자서한 등을 통해 ESG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SK 사외이사들은 관계사들이 지금까지 추진한 지배구조 혁신 등 ESG 경영에 대한 외부 투자자의 객관적인 평가와 향후 개선 방안에 대해 블랙록과 의견을 나눴다. 원 본부장은 “최태원 SK 회장이 강조해온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은 ESG와 궤가 같아 시장으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외이사들은 글로벌 투자 흐름이 ESG로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최 회장이 화두로 제시한 ‘빅립’(큰 수확)을 거둘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더드를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3개 관계사 사외이사들과 세 차례 워크숍을 열고 지배구조 혁신 방안을 논의하는 등 전사적인 거버넌스 스토리 실행에 주력하고 있다. SK 각 이사회는 독립된 최고 의결기구로 CEO 후보 추천과 평가, 보상까지 관여하고 있다. 이사회가 독립성과 전문성을 토대로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SK 관계자는 “이사회 역할 강화는 지배구조 투명화의 핵심”이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공감할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