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흘째 서울 공략…부동산 차별화·촛불 부각 지지 호소(종합)

상계동 유세서 "두꺼비도 새집 달라는데" 규제완화 강조
광화문서는 "촛불로 쫓겨난 정치세력 돌아오려 한다"…검찰개혁도 강조
18∼19일 호남 방문…취약지 우선 공략 후 우세지 방문 전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17일 서울 시내의 주요 거점을 돌며 유세전을 펼쳤다.상계동에서 출발해 광화문·왕십리를 지나 홍대입구를 향해 강북권의 중심지를 서쪽으로 훑어나갔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던 지난 15일 '경부선 상행 유세'의 피날레로 서울강남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16일에는 강남·송파에서 각각 유세를 한 것에 이어 사흘째 서울에 머물렀다.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지만 지지율에서 열세를 보이는 수도권 민심을 뒤집기 위해 선거운동 초반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풀이된다.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책으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에서는 차별화를 꾀하면서도, 촛불집회의 기억을 상기시키며 개혁과제의 완수를 위해 정권 재창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검찰개혁의 남은 과제로 수사·기소권의 완전한 분리를 강조, 국민의힘 윤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며 지지층 결집도 시도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롯데백화점 앞에서 가진 첫 유세부터 부동산 문제를 다뤘다.
서민·중산층의 주거가 밀집해 있고 노후 아파트가 많아 재개발·재건축 이슈가 잠재돼 있는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는 "여기 재건축·재개발을 해야 하는데, 깨끗하고 좀 더 크고 좋은 집에서 살고 싶은데 허가가 안 나와 힘들지 않느냐"며 "저는 이런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두꺼비도 새집 달라고 하지 않느냐. 사람은 오죽하겠느냐"고 말했다.그러면서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합리적으로 풀어 여러분이 좋은 주택에서 행복하게 살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또 재산세·종부세 완화와 다주택자에 대한 한시적 양도세 중과 유예, 생애 최초 구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최대 90% 인정 등 현 정부와 차별화되는 부동산 정책을 나열했다.

이 후보는 "보수는 일은 잘하는데 부패해서 문제고, 진보는 깨끗한데 능력이 없는 것 같다는 이상한 얘기가 있다.

이거 다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러분"이라며 부동산 문제 등을 유능하게 해결할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점심시간대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가진 두 번째 유세에서는 촛불집회를 화두로 삼았다.
이 후보는 "이 촛불 광장에서 시민들이 든 가냘픈 촛불로 쫓겨난 정치세력이 있다.

단 5년 만에 그들이 다시 복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씨를 지칭해 "최모씨는 점은 좀 쳤는지 모르겠는데 주술을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주술에 국정이 휘둘리면 되겠느냐. 대놓고 후보가 정치보복을 말하는 그런 상황을 한 번이라도 겪어봤느냐. 우리가 극복하고자 했던 과거보다 훨씬 더 과거인 원시의 나라로 돌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와 박근혜 정부를 엮어 퇴행 세력으로 규정하면서 촛불집회가 요구한 개혁을 위해서는 정권교체가 아닌 정권 재창출이 필요하다고 설득한 것이다.

이어 퇴직 경찰관들의 모임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를 방문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대표 개혁과제인 검찰개혁을 꺼내 들었다.

이 후보는 "앞으로 필요한 것은 검찰 내 수사·기소권의 분리"라며 "참으로 안타깝게도 역행하려는 큰 흐름이 있다.

심지어 선출 권력으로부터 독립하겠다는, 제4부를 지향하는 일이 현실이 되지 않는 게 정말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인을 처벌하기 위해서 수사하는 일은 없어야 된다"고도 언급했다.

윤 후보의 '전 정권 적폐수사' 발언과 '법무장관 지휘권 폐지' 등 공약을 비판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는 오후 성동구의 왕십리역사광장에서 한 유세에서는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인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피해를 국가가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며 유능한 경제 대통령과 위기 극복 총사령관을 자임했다.
전날 스마트 방역과 50조원 경제 부스터샷을 주장한 데 이어 이날은 신용 대사면과 한국형 급여프로그램(PPP) 등 한층 세부적인 정책들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이에 앞서서는 청계광장에 설치된 '코로나19 백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도 방문, 백신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코로나 백신 피해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피해자에게 인과관계 입증을 요구하는 것은 관료주의적이고 행정 편의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에는 서울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이날의 마지막 집중 유세를 펼친다.

젊은 층이 즐겨 찾는 서울의 대표적인 '핫 플레이스'에서 청년 기회 국가의 비전을 부각하며 2030 세대와 문화예술인들의 지지를 호소한다.

이 후보는 18∼19일에는 호남 지역을 돌며 '집토끼' 공략에 나선다.

20일에는 '안방'인 경기도에서 유세한다.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첫 주에는 약세 지역을 먼저 공략한다는 원칙으로 출발했다"며 "주 중후반 이후로 상대적으로 강세로 판단되거나 우호 지역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