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술주는 끝났다…인플레이션 시대, 차라리 현금 늘려라 [강영연의 뉴욕나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투자법을 알려드리는 뉴욕나우. 오늘은 리처드번스타인 어드바이저스의 댄 스즈키 차석 최고투자책임자(CIO)에게 미국 시장 전망과 유망한 업종에 관한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뉴욕나우에서 지난해 9월에 스즈키 CIO와 인터뷰를 했었는데요. 그때 기술주보다는 에너지, 금융주를 담아야 한다고 조언해주셨었는데요. 실제 이후 시장이 그렇게 흘러가기도 했습니다.오늘 인터뷰에서는 먼저 올해 시장 어떻게 보시는지, 여전히 기술주에 대해서 거품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그렇다면 대안은 뭔지. 인플레이션 시기에 투자자들이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올해 미국 시장의 변동성이 매우 큽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까요?
"투자자들은 꾸준한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장을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으로는 수익, 유동성, 심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이익 성장은 둔화하고 유동성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에 투자 심리는 줄곧 높은 편이었거든요. 이런 조합은 높은 변동성을 초래하는데 올해 시장도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올해 전체로는 어떨까요. 작년보다는 오를 수 있을까요?
"상승 가능성은 크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결정지을 몇 가지 다이내믹이 존재합니다. 우선 시장에서는 거품으로 보이는 부문과 나머지 부문들이 힘겨루기하는 중입니다. 이 둘이 팽팽히 대치하고 있는 와중에 미국 중앙은행(Fed)과 인플레이션 역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죠. 이 상황의 전개에 따라 시장도 달라질 것이며 구체적인 지수를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앞서 말한 요인들이 시장의 상승과 하락을 결정할 것입니다. 따라서 S&P500 지수나 전반적인 시장 전망보다는 앞서 말한 힘겨루기의 진행 상황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S&P500 지수를 예측하기보다는 거품이라 생각되는 분야에 투자를 피하고 연말까지 높은 이익을 거둘 분야를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느 분야에 투자하는지에 따라 수익이 판가름 날 것이기 때문이죠."▶그럼 어느 부분에 버블인가요.
"지난 인터뷰 때도 언급했지만 거품이라 생각되는 분야는 기술, 혁신, 파괴, 성장주, 장기 성장주입니다. 여러 형태로 부를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비싸고 과열된 분야죠."

▶지난번에도 미국의 빅테크가 거품이라고 하셨었는데요. 금리 인상기에 기술주를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기술주 섹터에는 여러 역풍이 존재하지만 우선 기술주에 거품이 있다는 게 가장 큽니다. 사람들의 기대와 가치 평가가 높으므로 이를 충족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실적발표 기간의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처럼 가치 평가가 높아진 이유는 지난 5~10년의 성장을 기준으로 뒀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은 과거의 강력한 성장이 미래에도 계속되리라 믿는 것이죠. 현재의 가치 평가에 내재한 다른 기대는 모든 기업이 승자가 될 거라는 생각입니다. 어떤 형태로든 말이죠. 이번 실적발표 기간을 통해 이러한 기대에 의문을 품게 될 것입니다. 지금의 속도로 성장을 지속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기대일 수 있으며 일부 실적발표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죠. 같은 맥락으로 한 기업의 이익은 다른 회사의 손실이 될 수 있습니다. 경쟁 과열로 전부 승자가 될 수는 없으니 이는 약세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앞서 금리 인상과 유동성의 감소를 언급하셨는데 마지막으로 가장 큰 악재는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술 부문도 경기 순환적이라는 걸 잊을 때가 있습니다. 성장이 둔화하면 핸드폰과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기술 투자도 감소하게 될 것입니다. 팬데믹이 아니었다면 일반적이었을 상황이죠. 기술 분야에 이러한 악재들이 겹치면서 과거에 경험했던 높은 수익률을 다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

▶지난 인터뷰에서 에너지주와 금융주가 기술주보다 낫다고 말씀하셨데요. 지금도 같은 생각이신가요.
"물론이죠, 올해만 봐도 이 섹터들은 '두 시장의 이야기'라 볼 수 있습니다. 기술주와 관련 기업들은 폭락했지만 에너지와 금융주는 크게 선전했습니다. 에너지주는 20%가량 상승했고 금융주는 제자리를 지켰습니다. 다른 분야와 비교해 선방한 셈이며 여전히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이는 앞서 말한 거품과 관련이 있는데 어느 분야에 거품이 끼면 많은 자본이 한곳으로 몰리게 됩니다. 시장의 다른 분야에서 돈이 흘러나오면서 투자가 저조한 분야가 생겨난다는 뜻이고 가격이 저렴해지니 기회가 되는 것이죠. 가격뿐만 아니라 수익 성장 기대치를 살펴보면 이들 상당수가 기술 분야보다 전망이 낫습니다. 올해 수익 성장 측면에서 기술이나 통신 부문은 평균이나 그 이하를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출난 성장 가능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주는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이 듭니다."▶이제 미국 경제의 소비에 관해 이야기해 보죠. 미국 경제의 핵심은 소비와 기업 실적이라 생각되는데요. 경기 부양책이 줄어들고 금리가 인상되면 소비가 감소하리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우선 말씀하셨듯이 미국 경제가 소비 지향적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셈이니 소비는 확실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죠. 흥미롭게도 우리는 경제 전반보다는 기업 실적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주식을 산다는 것은 기업 실적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기업 이익의 구성을 보면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고 B2B, 투자, 수출, 자본 지출 등이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이들을 고려합니다. 올해 소비 성장에 관해 질문하셨는데 성장은 다소 느려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엄청난 경기 부양책의 시기가 점점 끝나가고 있거든요. 지원금이 줄어들면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도 커지죠. 그렇다고 해서 곤두박질치는 것이 아니고 건전한 소비 추세가 유지되리라 생각합니다.

첫 번째 이유로 소비자들은 여전히 상당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초과 저축량은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물론 모든 소득층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소득층은 저축액을 많이 소비했겠지만 고소득층은 여전히 보유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체 지출을 볼 때 고소득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큽니다. 따라서 높은 저축액이 소비를 지탱하고 있고 근로자 임금 인상률도 매우 높아졌으며 보유 자산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도 높아졌습니다. 보유한 부동산과 주택의 가격이 크게 상승했으며 주식도 최근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중이니까요.

이를 종합해보면 소비자들은 많은 부를 얻었고 가계 대차 대조표도 매우 탄탄한 편입니다. 신용카드 부채 상황만 봐도 아직 여유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저축이 바닥나면 신용카드 부채에 의존하는데 팬데믹 기간 동안 부채의 규모가 많이 감소했습니다. 신용카드 부채 규모는 미미한 편으로 아직 소비 하락을 걱정할 단계는 아닙니다. 따라서 올해 소비 성장 추이는 느리지만 건전한 수준이 되리라 전망합니다."▶경제 성장은요? 금리 인상은 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고 일부에서는 경기 침체를 우려하고 있는데요.
"지금으로서 올해 경제 성장은 양호하리라 전망합니다. 올해 이후의 상황까지 예측해 경기 침체 여부를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미국 경제에는 여전히 엄청난 모멘텀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에서 4%로 감소하리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4%는 이전보다 감소했다고 볼 수 있지만 지난 20년간 평균 성장률은 2%대였습니다. 성장 속도가 느려졌다고는 하지만 지난 20년간 평균 성장률의 두 배에 이릅니다. 또한 실질 GDP 성장뿐만 아니라 기업 실적의 중요성도 앞서 말씀드렸는데 기업 이익과 경제는 명목상 수치이므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할수록 명목 실적치도 증가합니다. 내년 명목 실적 성장률은 7~8%에 달할 것이며 이는 꽤 건전한 수치라 생각됩니다. 연말까지 전반적인 둔화를 볼 수는 있겠지만 경기 침체를 불러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소비와 실적,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건전한 수준이라는 말씀이시죠?
"네, 맞습니다."

▶그렇다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데 언제쯤 가격 정상화가 이뤄질까요?
"인플레이션은 매우 중요한 주제입니다. 인플레이션의 '정상화'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아마 다음 분기부터 정상화가 시작될 것 같습니다. 7%라는 인플레이션 수치는 지난 4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이러한 수준이 계속되거나 추가로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아마도 다음 분기부터 서서히 하락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지난 1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미친 영향과 향후 6개월 동안 추이에 관해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발 물러서서 현 상황을 살펴보면 인플레이션은 상승 궤도를 보이게 될 것입니다. 하락을 통해 언급하신 '정상화'가 이뤄지겠지만 정상화된 추세는 이전보다는 높을 것입니다. 이러한 주기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경제 확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경제 확장의 후반에 가까워질수록 경제는 더욱 타이트해집니다. 역사적으로 경제 주기의 후반부에는 항상 인플레이션이 상승했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걱정한 Fed가 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유기도 하죠. 이는 매우 정상적인 현상임을 다들 알아야 할 것이며 인플레이션이 점차 하락한 뒤 그 수준에 머물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일단 정상화 수준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기본적인 인플레이션의 추세가 여전히 상승 중임을 깨닫게 될 겁니다."

▶연말의 인플레이션 수치는 어떨까요? 일반적인 목표치인 2%에 근접할 수 있을까요.
"2%는 너무 낮은 것 같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향후 인플레이션 추세를 생각해 보면 팬데믹이 있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당시 추세는 2%를 훨씬 웃돌았습니다. 그 후 세계 경기 침체에 접어들었고 팬데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됐지만 앞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상승하리라 생각합니다. 연말까지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으나 3%보다 낮아지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더 악화하는 상황이라면 위험 자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하는 시기가 온다면 이는 30~40년 만에 처음 겪는 상황이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시장에 나오는 데이터 분석 대부분이 실제로는 무의미하다는 거죠. 위험 자산과 안전 자산의 정의도 달라집니다.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장기 국채는 무위험 수익이자 안전 자산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상승한다면 장기 국채는 위험 자산이 됩니다.

지난 80년을 40년 단위로 쪼개어 두 시기로 나누어 본다면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때 위험과 수익 역학관계가 크게 달랐습니다. 주식이 대량 매도되던 시기에 채권 시장이 어땠는지 살펴보면 포트폴리오 내 채권 자산이 있어도 헤지가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환경에서는 우선 위험 자산의 재정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역사를 살펴보면 채권보다 주식이, 주식이나 채권보다는 현금 수익률이 높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높을 때는 현금 가치가 떨어진다고 보는데 흥미로운 사실이죠. 본질에서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 인플레이션인데 차라리 보유한 현금이 구매력을 잃는 것이 다른 투자에서 손실을 보는 것보다 낫다는 거죠. 매우 흥미로운 주제라 생각하며 투자자들은 자산 배분에서도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할 것입니다. 금리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환경이라면요.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는 안전 자산이라는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현금의 위험이 적은 편이고 채권 투자가 주식 투자보다 위험해지는 역전 상황이 오게 됩니다. 물론 채권과 주식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자산군으로 보아서는 그렇다는 것이죠. 재밌는 것은 일반적으로 소형주를 가장 위험한 주식이라고 여기는데 인플레이션이 매우 높았던 시기에는 소형주가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인플레이션이 매우 높은 시기에는 자산 배분의 방식도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올해 몇 번의 금리 인상을 예상하시는지요. 또 Fed가 한 번에 25bp 이상을 인상할 수도 있을까요?
"금리를 몇 차례, 얼마나 인상할지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Fed는 데이터를 보고 결정할 것이므로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습니다. 현재로서는 모든 회의마다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입니다. 올해 7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남아있으니 최대 7번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있으며 현재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아마도 기본 방향은 모든 회의마다 인상을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25bp씩 총 7번의 인상이 있겠죠.

그렇다면 경기 침체나 신용 시장의 공황으로 Fed 정책이 중단되지는 않을까 궁금해질 텐데요. 충분히 가능하며 항상 있었던 일로 금리 인상을 연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회의마다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입니다. 지난 FOMC 회의에서는 과거 주기를 바탕으로 향후 정책을 예측해선 안 된다는 언급이 있었죠. 현재 인플레이션이 매우 높으니까요. 과거의 경제 주기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상승했으나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을 고려하면 더욱 공격적인 조치에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양적 긴축은 언제쯤 시작할까요? 이것이 금리 인상의 대안이 될 수도 있을까요?
"Fed가 양적 긴축을 언급한 방식을 보면 아마도 독립적으로 이뤄지리라 생각됩니다. 금리 인상 정책과는 별개로 말이죠. 따라서 긴축 정책의 연장 도구가 아닌 장기 채권 수익률 관리를 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금리를 인상하면 장기 채권 수익률이 떨어지게 되고 수익률 곡선이 역전될 수 있는데 Fed는 이러한 상황을 원하지 않을 테니까요. 이는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대출로 유동성을 제공하는 은행의 인센티브에 영향을 미칩니다. 장기 채권 수익률이 크게 떨어질수록 대차 대조표를 축소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반대로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게 되면 대차 대조표 축소의 여지도 줄어들겠죠. 결국 채권 수익률의 추세에 따라 Fed의 대응도 달라질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채권 수익률의 하락을 전망하는데 Fed가 장기 국채 시장을 장악했다는 사실도 한몫합니다. 그간 채권을 끊임없이 매수해 온 결과 10~20년물의 50% 이상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만약 매수를 멈추고 매도를 시작하면 채권 가격은 높은 하방 압력을 겪게 될 것입니다. 금리에는 새로운 상승 압력이 가해지겠죠."

▶공급망 문제에 관해 이야기해 보죠. 공급망 혼란은 여전히 지속 중이며 인플레이션과 기업 실적에 매우 부정적인 요소입니다. 공급망 문제는 언제쯤 해결될 수 있을까요?
"우선 '해결'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공급망 병목현상이 풀린 듯한 신호는 이미 보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나아질 것이고 즉각적인 차이를 체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점진적으로 해결될 문제이기에 올해도 이 상황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심각성은 서서히 줄어들겠죠. 흥미롭게도 공급망 혼란이 완화되면서 성장이 촉진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공급망 상황이 나아진다고 해도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킬 만큼은 아닐 겁니다. 이는 건전한 성장률을 기대하지만 물가는 여전히 상승 압력을 받으리라는 우리의 기본 견해와도 일치합니다."

▶노동시장에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심각합니다. 이러한 노동 부족 현상이 계속되리라 보시나요?
"공급망 혼란과 마찬가지로 노동시장의 문제도 계속되리라 봅니다. 노동시장에 지금과 같은 역학관계가 생겨난 이유는 우선 사람들이 일자리를 떠나면서 노동 공급량이 줄어들었고 그중 많은 수가 일자리로 복귀하지 않았습니다. 지원금과 경기 회복으로 소비 수요는 커지고 노동력에 대한 수요도 동시에 증가했죠. 공급 수요 불균형으로 노동력은 더욱더 귀해지고 있으며 현 추세는 계속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일자리로 복귀하지 않는 이유를 파악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로 연관된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경제적인 여력이 생겼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증시는 호황이고 집값이 올랐으며 임금도 크게 인상됐죠. 두 번째 이유로는 2차 소득자라는 점이 있습니다. 재정적인 여력이 있을 때는 맞벌이 대신 1차 수입원에 의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도 노동시장의 부족과 연관이 있습니다. 2차 소득자인 배우자가 일을 그만두고 아이들을 직접 돌보는 상황이 된 것이죠. 보통은 이를 별개의 문제처럼 다루지만 서로 연결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일자리로 되돌아가려면 더 절박한 상황이 돼야 할 것입니다. 우선 경제적인 여력이 사라져야 하겠죠. 어쩌면 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해야만 다들 노동시장으로 복귀할지도 모릅니다. 또한 노동력 분배의 비효율 문제도 있습니다. 혁신 기술 기업 및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려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사람도 많거든요. 거품이 꺼지고 사람들이 기존 산업으로 돌아오면 노동 공급량은 증가하게 될 겁니다. 둘 중 하나라도 혹은 동시에 일어나야만 해결되는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자산 가격이 하락해서 경제적 완충장치가 사라지거나. 여러 분야에서 노동력을 끌어들였던 특정 업계의 거품이 꺼지는 상황이 와야겠죠."

▶오미크론 등 코로나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2022년은 펜데믹 극복에 있어서 중요한 해가 될 것입니다. 올해 경제는 활발하게 재개될 것입니다. 이미 어느 정도 재개된 상태지만 팬데믹의 위험은 서서히 줄어들 것입니다. 여러 이유로 인해 전반적인 정상화가 이뤄지리라 봅니다. 첫 번째로 우리가 오미크론을 통해 얻은 것이 있죠. 백신 접종과 오미크론 감염자 확산으로 전반적인 면역력이 생기게 됐습니다. 물론 면역력이 감염을 완전히 막아주지는 못할 겁니다. 길어야 6~9개월이겠죠. 하지만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던 위중증이나 사망으로부터는 보호해줄 겁니다.

코로나 유행을 여러 차례 겪으면서 알게 된 것은 경제와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점점 미미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경향은 올해도 계속될 것이며 경제 재개장도 예정대로 진행될 것입니다. 게다가 백신 접종 기술은 점점 나아지고 치료제도 개발되고 있으니까요. 앞으로 몇 달 후면 아플 때 복용하는 치료제도 출시될 겁니다. 실제로 치료제의 효과도 좋은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치료제가 나오기 전인데도 높은 수준의 면역이 갖춰져 있습니다. 알약으로 증상을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사람들은 마음 놓고 외출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예정대로 재개장이 가능하리라 예상하며 이는 경제에도 좋은 버팀목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계 지역별로 상황은 다를 겁니다. 미국 수준의 면역력을 갖추지 못한 지역도 많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엄격한 코로나 정책을 적용했고 지금까지의 효과는 긍정적이었으나 충분한 면역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은 부정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 경제와 미국 경제를 보았을 때 올해 상당 부분 정상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올해 시장에도 여러 위험 요인이 있을 텐데요.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올해 금융 시장과 투자 포트폴리오에 있어 주요 위험이라고 생각되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앞서 언급했던 증시 내 거품입니다. 미국 증시에 참여 중인 투자자라면 잘 아시겠지만 기술 집약 부문이라 할 수 있는 정보 기술, 임의 소비재, 통신 서비스가 시장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분야가 심한 조정을 겪는다면 포트폴리오도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 큰 위험은 의심할 여지 없이 금리와 인플레이션입니다. 마찬가지로 평균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봤을 때 물론 나이와 투자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40~70%를 채권에 투자하고 있을 겁니다. 금리가 많이 상승하게 되면 채권 가격은 여지없이 하락하게 됩니다. 포트폴리오의 상당 부분이 타격을 입겠죠. 두 상황이 동시에 일어난다면 투자자들이 입는 손해는 엄청날 것입니다. 향후 1~2년이 아닌 10년을 결정짓는 중대한 위험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역풍을 고려해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자산 배분에 우려하시는 것 같은데요. 만약 백만 달러가 생긴다면 어떻게 투자하실 건가요.
"그 질문에는 여러 답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일단 백만 달러의 현금이 생긴다면 현금으로만 보유하지는 않을 겁니다. 시간적 요인과 상황에 따라 투자 방식도 달라지겠지만 실력 있고 전략적인 자산 배분가를 고용할 수 있다면 알아서 비중을 늘리거나 줄여줄 테니 스트레스 없이 투자를 관리할 수 있겠죠.하지만 그게 어려운 상황이라면 투자 진입 시점을 분산할 것 같습니다. 우선 위험 수준을 기반으로 투자 금액을 정한 다음 향후 1~2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죠. 분기마다 백만 달러 투자금의 일부를 시장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전략적인 자산 배분가를 고용할 수 없다면요. 위험군을 피한 투자도 쉽고 좋은 방법이죠. 가장 큰 위험이라 설명했던 부문만 제외하고 전액을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백만 달러 전부를 증시에 투자하되 거품이 낀 분야로의 투자를 최소화한다면 또한 금리 인상으로 큰 하락이 예상되는 부문을 최대한 피해서 투자한다면 전액을 지금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좋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봅니다."

뉴욕=강영연 특파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