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300만원 내는데…한밤중 기숙사서 쫓겨난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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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격리시설 사용 위해 학생들 강제퇴거중국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대학생들의 기숙사를 격리시설로 사용하기 위해 강제퇴거를 진행하다 거센 반발이 일었다.
"통보도 없이…재산권 보호받아야" 지적 잇따라
관계기관, 결국 사과문 발표…학생들 복귀
16일(현지시간) 중국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쑤저우 공업단지 내 대학생 기숙사' 해시태그가 검색어 순위 상위에 올랐다.해당 공업단지 내 기숙사동 아파트에 거주 중인 시자오리우푸대 학생들이 강제 퇴거 조치를 받은 황당 상황을 공유해 주목을 받은 것. 이는 기숙사를 코로나19 격리시설로 쓰기 위한 조처였던 것으로 알려져 큰 반발을 사고 있다.
학생들은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지난 15일 저녁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들이닥쳐 짐을 빼 다른 동 아파트로 옮기라고 했다"면서 현장에는 외국인 학생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방학이라 주인이 없는 방의 물품은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일방적으로 지하로 옮겼다"며 황당해했다.이어 학교 측과 당국에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학생들은 전했다. 기숙사가 코로나19 격리시설로 사용된다는 사실 또한 뒤늦게 전달받았다고 했다.
학생들은 1년에 1만5000위안(약 283만원)의 기숙사비를 낸다며 이러한 행위는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으로, 재산권을 보호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센 반발에 결국 관계기관은 16일 새벽 사과문을 발표하고 기숙사를 비우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학생들이 다시 기숙사로 돌아오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웨이보에서 관련 글들이 사라지면서 공안당국이 여론을 통제한다는 비난이 더해졌다. 학생들은 계속 관련 글을 웨이보에 올리면서 반발하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