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선별검사소, 폐기용 자가검진키트 배포 논란

"양성 판정 나온 키트 내줘"…방역관리 구멍 지적
인천의 한 임시 선별검사소가 이미 사용돼 폐기해야 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새 키트와 혼동해 시민에 배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A(38·여)씨는 지난 17일 코로나19 자가검진키트를 사용하려다가 깜짝 놀랐다.

이미 누군가 사용했던 키트였기 때문이다.

면봉과 시약은 밀봉 봉투가 뜯긴 채 사용된 흔적이 있었으며 검진기도 사용된 상태였다. 검진기에는 두 줄이 나타나 있어 사용자가 양성 판정을 받았음을 알 수 있었다.

검진기에 한 줄이 나타나면 '음성'이며 두 줄이 나타나면 '양성'이다.

이 키트는 A씨가 지난 15일 첫째 자녀의 감염 여부가 걱정돼 방문했던 거주지역 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받아온 것이다. 이틀간 사용하지 않고 차량에 보관해뒀었다.

A씨는 선별검사소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선별검사소 측은 "착오가 있었다"고 실수를 인정하며 사용된 키트를 새 키트와 혼동해 제공됐다고 설명했다. A씨는 1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미 사용한 키트를, 더욱이 양성 결과가 나온 키트를 내준 것은 문제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행여 이 키트로 인해 나와 자녀가 감염되면 어떻게 하려 했던 건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양성 판정이 나온 키트는 따로 모아 폐기하도록 돼있다"며 "현재까지 해당 선별검사소에 검사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폐기해야 할 키트를 배포하는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 조사를 나가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