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이버보안주에 투자한다"…보안ETF 국내 첫 출시

핀테크 급성장에 사이버보안도 부각
미 빅테크들 투자 확대…우리 정부도 적극적

미래에셋, 국내 첫 글로벌 보안 ETF 상장
국내 보안기업은 규모 작아 상품화 어려울 듯
빅테크 CEO들에 '사이버보안 강화' 당부하는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빅테크와 금융기관, 기간산업 관련 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백악관 회의에서 사이버보안 강화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이버보안을 테마로 한 ETF(상장지수펀드)가 나온다. 핀테크(금융기술) 산업의 급팽창과 함께 주목받으면서 커지고 있는 시장을 공략하는 금융상품이다. 국내에서 첫 상품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오는 22일 유가증권시장에 새로운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글로벌사이버보안INDXX'를 상장한다. 종목명 그대로 사이버보안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벤치마크 지수는 인덱스 제공업체 Indxx가 개발한 'Indxx Cybersecurity'다.시가총액이 2억달러(약 2400억원) 이상이고 통신과 인터넷 소프트웨어 등 사이버보안 산업에서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는 종목들로 구성한다. '캡'(시총 비중 상한 제한) 비율은 6%로 다른 종목들과 비교해 비교적 낮다. 일부 주도 종목에 높은 비중을 집중시키기보다는 다양한 종목에 고루 투자하는 방식을 취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앞서 올 초 사이버보안을 올해 주목할 테마로 꼽으며 관련 상품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20년부터 'ETF투자, 11대 테마에 주목하라'를 발간하며 해마다 개정하고 있다. 올해는 게임·소셜미디어를 빼고 '메타버스·친환경·사이버보안을 추가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보안과 관련해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만큼 관련주도 반응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최근 사이버보안은 세계에서 뜨거운 테마로 부상했다. 작년 9월 미국의 대형 빅테크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이버보안 문제 협조 요청에 응하면서다. 회동이 있은 뒤 구글은 향후 5년간 사이버 보안 향상을 위해 100억달러(약 12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MS도 5년 동안 사이버 보안 강화 사업에 200억달러(약 24조원) 이상 투자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도 사이버보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책적 지원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10일 차세대 정보보호 기술 육성에 예산 21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정보보호 연구개발(R&D) 지원 규모를 작년 대비 24% 증액한 928억원으로 확정하고 사이버공격에 맞설 '4대 대응 체계' 중심의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게 골자다. 올 하반기 중으로는 '사이버보안 신기술 로드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내 기업들로 구성된 사이버보안 ETF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사이버보안 관련 종목들의 크기가 작아 변동성이 우려돼서 상장 종목으로 키우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 대상이든 국내 기업 대상이든 '핀테크 ETF'가 출시되지 않고 있는 것도 비슷한 사정에서다.

조승빈 대신증권 자산배분팀장은 "ETF 대상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개별 기업들의 규모가 작으면 상품화되지 않는다. 자금 유출입에 따른 변동성이 큰 데다 사람들의 관심도도 떨어져서다"며 "이 경우 국내 시장 대비 거래대금이나 기업 규모가 월등히 큰 미국 등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ETF 상품을 내놓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