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뛴 거리만 1만3천200m…日 다카기 "모두 내 등을 밀어줬다"

은메달 3개 따고서 치른 1,000m에서 올림픽 기록 세우며 金
일본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다카기 미호(28·일본)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7번째 레이스 동안 1만3천200m를 달린 뒤 두 팔을 들고 환호했다.그는 "무사히, 끝까지 잘 달린 나와 나를 응원해 준 모든 분을 위한 동작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6번의 레이스, 1만2천200m를 뛰는 동안 은메달 3개를 목에 걸었던 다카기는 이번 대회 자신의 마지막 종목인 1,000m에서 마침내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다카기는 17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1,000m에서 1분13초19의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꿈 같은 하루를 보낸 다카기는 18일 아베마 타임스 등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올림픽에서 4개의 메달을 획득한 것도 기분 좋지만 무엇보다 무사히, 끝까지 달렸다는 게 가장 기쁘다"며 "나 혼자만의 힘으로 만든 결과가 아니다.

나를 도와주고 응원한 모든 분께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다카기는 5종목에서 총 7차례 레이스를 펼쳤다.다카기가 달린 거리는 1만3천200m에 달한다.

5일 개인 3,000m에서 6위에 그친 다카기는 7일 1,500m에서는 이레인 뷔스트(네덜란드)에게 밀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13일 500m에서도 에린 잭슨(미국)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2위를 차지한 다카기는 15일 팀 추월 결승에서 자신의 친언니 다카기 나나가 결승선 200m를 앞두고 넘어서 캐나다에 분패하며 또다시 은메달을 추가했다.다카기는 팀 추월에서 준준결승, 준결승, 결승까지 총 3차례나 레이스에 나섰다.

팀 추월의 상처가 아직 남아 있던 17일, 다카기는 1,000m 종목을 맞아 다시 출발선에 섰고, 마침내 금메달로 레이스를 마쳤다.
4년 전 평창 대회에서 금(팀 추월), 은(1,500m), 동(1,000m)을 하나씩 수확한 다카기는 베이징에서 메달 4개를 추가하며 일본 동계올림픽 여자 선수 중 최다인 메달 7개를 수집했다.

경기 뒤 일본 언론 더 페이지 등과의 인터뷰에서 다카기는 "내 뒤에도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가 있었지만 '내가 후회 없는 레이스를 펼쳤으니 1위를 하지 못해도 만족한다'고 생각했다"며 "현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내내 힘겨운 일이 많았다.

하지만, 다카기는 "주변의 도움으로 극복했다"고 밝혔다.

다카기가 의지하는 요한 데이비드(네덜란드) 코치는 베이징에 도착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카기는 "대회 초반에는 데이비드 코치 없이 레이스를 펼쳤다.

내게는 정말 힘든 일이었다"고 떠올렸다.

데이비드 코치는 13일에 격리에서 해제됐고, 다카기를 보자마자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갔다.

긴장을 조금만 풀어보자"라고 조언했다.

다카기는 "데이비드 코치는 역시 내가 보지 못한 것을 보고 있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또 다른 '멘토'인 일본 단거리 간판스타 고다이라 나오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

다카기는 팀 추월에서 결승에서 아쉽게 패한 뒤, 언니 다카니 나나를 위로했지만 자신도 상실감을 느꼈다.

선수촌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고다이라는 다카기에게 "은메달도 충분히 대단한 성과다.

팀 추월 선수들이 모두 이 결과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

나는 너희들이 자랑스럽다"고 따듯하게 말했다.

다카기는 "(8살 차이인) 고다이라 선배를 내가 중학생이던 2010년 초에 처음 만났다.

지금까지 고다이라 선배에게는 경외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올림픽에서도 고다이라 선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마지막 1,000m를 앞두고 다카기는 극심한 피로감을 느꼈다.

소화가 되지 않아 위통도 앓았다.

다카기는 "내가 1,000m를 무사히 완주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도 느꼈다.

그러나 다카기 주위에는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다카기는 "데이비드 코치, 고다이라 선배, 언니 나나, 트레이너 등 스태프, 일본에서 응원하는 친구들이 내 등을 열심히 밀어줬다"며 "혼자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많은 도움을 받은 내가 이제야 모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금메달을 따고서 감사 인사를 하게 돼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