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성산업 급성중독자 "간수치 4∼5배 높아…별다른 증상은 없어"

질환자 16명 중 1명만 입원치료, 나머지 자택서 약물치료
대다수 세척 외 공정 작업자…한 건물 내 근무자 호흡기로 노출 추정
트리클로로메탄에 고농도로 노출돼 급성 중독된 경남 창원 두성산업 근로자 16명 모두 별다른 증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두성산업에 따르면 질환자 16명 중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자택에서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

외출해서 회사에 방문하는 등 일상생활이 가능한 근로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 입원 치료 중인 질환자 1명 역시 특별한 증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성산업 정문에서 만난 근로자 A(60대)씨는 "간 수치가 정상보다 4∼5배 이상 높게 나와 일주일째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며 "증상은 없어 약을 먹으면서 수치가 내려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8년간 이 업체에 근무하면서 집단 질환을 겪은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그는 "세척 공정 작업자도 아니었기 때문에 세척액 성분으로 피해를 볼 줄은 몰랐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작업할 때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두성산업 관계자는 "세척액을 전면 교체할 때 작업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냄새가 덜한 제품을 골랐었다"며 "냄새가 심한 제품도 아니었기 때문에 세척액에서 문제가 나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질환자들은 제품 세척 공정에 사용되는 트리클로로메탄에 고농도로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세척 공정에 직접 참여하는 인원은 소수로, 대다수는 세척 외 다른 공정 작업자다. 한 건물 내에 근무하면서 자연스럽게 트리클로로메탄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자신이 참여하는 가공 공정 현장과 세척 공정 현장은 직선거리로 10m 이상 떨어져 있다고 전했다.

질환자들은 세척제에 포함된 트리클로로메탄에 기준치보다 최고 6배 이상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트리클로로메탄은 무색의 휘발성 액체로, 주로 호흡기를 통해 흡수된다.

고농도로 노출되면 간 손상을 야기한다.

노동부 조사 결과 이 사업장에서 검출된 트리클로로메탄은 최고 48.36ppm으로 확인됐다.

이 화합물의 노출 기준은 8ppm이다. 노동부는 이번 사태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확인된 직업성 질병에 의한 중대산업재해로 보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수사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