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서 영향력 커진 中…비결은 지방정부 공략"
입력
수정
지면A11
블룸버그통신 분석중국이 지방정부를 공략한 덕분에 중남미 국가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지사·부지사 등과 공조 강화
브라질·칠레 '최대 교역국' 부상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중남미 국가들에서 금융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지역경제에 국지적으로 진출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미국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최근 몇 년간 중국 벤처기업의 아프리카·아시아 진출을 견제하는 사이 중남미 국가에 대한 중국의 접근법에 중요한 변화가 있다는 사실을 놓쳤다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는 중남미 국가 지도자들과 직접 접촉하는 방식을 추진하기보다는 지방정부 관료 등을 통해 원점에서 관계를 구축해왔다. 예를 들어 2019년 한 해에만 10명 안팎의 브라질 주지사와 부지사가 중국을 방문했다.
아르헨티나 후후이 지역의 리튬연구개발센터장인 가브리엘 마르케스는 중국의 이 같은 풀뿌리식 접근법에 대해 “지역 주민은 가난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락처를 확보한’ 주지사를 두고 있다”고 표현했다.그러나 중남미 지방정부들이 각종 지역 사업에서 중국 자본을 끌어쓰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신시아 아른슨 윌슨센터 중남미프로그램담당 이사는 “중국 투자은행들이 쏟아부은 자금을 생각하면 미국은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20년 이후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중남미 지역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가 됐다. 브라질 칠레 페루에서는 중국이 단일 국가 기준으로 가장 큰 교역 상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중남미에서 구리 돼지고기 콩 등 원자재와 농산물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중남미 국가에 도로 기차 전력망 등 인프라를 건설해준다”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이 콜롬비아 보고타의 지하철 건설사업을 주도하고, 중국의 국유 에너지기업은 브라질 전력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최근 아르헨티나는 중국이 240억달러(약 29조원) 규모의 인프라 사업에 자금을 댈 것이라고 발표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