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집에서 만들어 먹자"…오르는 커피값에 불티나네

코로나19 장기화 속 홈카페 수요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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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A씨는 설 연휴를 앞두고 집에 30만원대 커피머신을 새로 들였다. 새해 들어 이어진 커피 전문점의 가격 인상 소식을 '지름신'이 내릴 빌미로 삼았다. A씨는 "매월 중반을 넘어 주머니가 가벼워지면 출근길 모닝커피도 고민됐다. 차라리 집에서 커피를 내려가기로 했다"고 웃음지었다.

A씨와 같이 집에서 카페처럼 커피를 즐기는 '홈카페' 관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18일 장보기 어플리케이션(앱) 마켓컬리에 따르면 올해(15일 기준) 들어 커피와 관련 용품 등 홈카페 상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배 증가했다.

작년 한해 홈카페 상품 판매량이 전년보다 1.7배 늘어난 데 이어 올해도 우상향 추세가 이어진 것.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홈카페 문화 확산에 불을 붙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홈카페 관련 상품 판매량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6배 급증한 수치다.

전동 커피 그라인더 등 홈카페 가전 수요도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컬리에서 지난해 홈카페용 가전 판매량은 2019년 당시보다 25배나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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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1명은 캡슐 커피로 편리하게 고품질 커피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이었다. 캡슐커피는 전체 커피 판매량의 15%를 차지했다.

이는 타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올해(16일 기준) 전자랜드에서 커피머신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 증가했다.

컬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문화 확산이 홈카페 시장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커피 가격 인상을 미뤄오던 커피 업계가 새해부터 일제히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한 것도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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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커피 전문점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 1위 스타벅스가 8년 가까이 동결한 아메리카노 가격을 4500원으로 400원 올렸다. 이와 함께 카페라테 등 음료 46종 가격을 100~400원씩 인상했다.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동종업체들이 시간차를 두고 따라 가격을 인상하는 업계 흐름이 이번에도 현실화했다. 할리스커피, 커피빈, 투썸플레이스, 탐앤탐스 등의 가격 인상 움직임이 잇따랐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매머드커피도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가격 인상 흐름은 추가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커피 전문점들은 원재료와 물류비 상승 등을 가격 인상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 커피 원두의 경우 주산지인 브라질에 지난해 7월 서리가 내린 탓에 아라비카 원두 가격이 76% 치솟았다. 일각에선 원두 가격 상승세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가격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라비카 커피 원두 재고량(미국 ICE 선물거래소 기준)은 2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