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택배노조, '국가 필수 인프라' CJ 물류 터미널 기습점거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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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대치 끝에 진입 실패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CJ대한통운 본사를 9일째 불법 점거하고 있는 가운데, CJ대한통운의 최대 물류터미널에서도 노조의 점거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점거땐 전국 물류 시스템 마비"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조합원 200여 명은 18일 오전 경기 광주시 CJ대한통운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CJ대한통운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라”고 주장하며 집회를 이어갔다. 집회 도중 일부 조합원은 터미널에 진입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실랑이가 벌어졌고 대치 끝에 내부로 진입하진 못했다.택배노조가 진입을 시도한 CJ대한통운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물류 터미널로 하루에 250만 개의 택배를 처리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전국에 14개 허브터미널과 200여 개 서브터미널을 운영 중이다. 허브터미널은 택배 물류 배송의 중추 시설로 전국의 택배를 분류해 각 지역으로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 이 시설이 노조에 점거돼 운영을 멈추면 물류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터미널 진입 시도는 언제든 터미널을 점거할 수 있다는 일종의 위협으로 본다”며 “본사 점거는 대한통운의 영업방해에 그치겠지만 허브터미널이 점거된다면 물류 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허브터미널이 점거되면 다른 허브터미널로 물량이 이전되면서 혼란이 발생해 소비자 피해는 물론이고 국가 경제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1일 경찰에 전국 택배 허브터미널과 주요 인프라에 대한 시설보호를 요청했다. 이날 CJ대한통운은 “집단폭력 및 불법점거가 다른 시설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국민생활 유지를 위한 필수 인프라인 택배 허브터미널이 불법점거당할 경우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과 함께 국민 고통이 배가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택배노조는 10일부터 CJ대한통운 본사를 불법점거해 9일째 농성을 하고 있다.
장강호/오현아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