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위원장이 北 '혁명열사릉'에 다녀온 까닭은 [박한신의 커머스톡]
입력
수정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CJ대한통운 본사 점거가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 서소문 CJ대한통운 본사는 셔터가 내려져 있고, 노조원들이 문 앞에 진을 치고 있습니다. 국내 택배업계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1위 업체의 본사 업무가 사실상 멈춰선 겁니다.
택배노조는 2017년 고용노동부로부터 필증을 받았습니다. 개인사업자 신분인 택배기사들이 노조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있기는 합니다.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다면 개선해야 하지만, 택배노조의 지도부를 보면 노조활동의 순수성을 의심케 하는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이번 점거 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이는 택배노조의 진경호 위원장입니다. 그런데 진 위원장은 원래 택배기사가 아니었습니다. 흔히 '직업이 노조'라고 얘기하는 직업 운동가입니다. 택배업계에선 그에 대해 "직업 활동가의 감각으로 5만명에 달하는 택배기사 조직화에 나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진 위원장은 2006년엔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을 맡아 평양의 '혁명열사릉'을 참배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당시 우리 정부는 북한 내 방문금지구역을 지정했는데, 혁명열사릉은 '금수산 기념궁전'과 애국열사릉과 함께 금지구역에 포함됐지만 이를 어긴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2007년에는 민주노총 부위원장 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하기도 했습니다. 진 위원장은 그 후 우체국 위탁택배조합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택배노조 조직화의 기반을 닦게 됩니다. 택배기사가 아닌 이가 택배노조를 만드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진 셈입니다.진 위원장의 이력을 보면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가 선거 출정식을 왜 점거된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했는지 다소 알게 됩니다. 김 후보는 최근 가석방된 이석기 전 의원과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죠. 택배노조는 택배 터미널에 진보당 깃발을 걸고, ‘이석기 석방’ 현수막을 차에 걸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본사뿐 아니라 핵심 중의 핵심 시설인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까지 점거를 시도하다가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택배노조가 무단 점거 같은 과거의 투쟁 방식을 고수하는 동안 전체 택배기사의 90%에 달하는 대다수 택배기사들은 시민들의 싸늘한 시선을 함께 견디고 있습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택배노조는 2017년 고용노동부로부터 필증을 받았습니다. 개인사업자 신분인 택배기사들이 노조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있기는 합니다.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다면 개선해야 하지만, 택배노조의 지도부를 보면 노조활동의 순수성을 의심케 하는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이번 점거 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이는 택배노조의 진경호 위원장입니다. 그런데 진 위원장은 원래 택배기사가 아니었습니다. 흔히 '직업이 노조'라고 얘기하는 직업 운동가입니다. 택배업계에선 그에 대해 "직업 활동가의 감각으로 5만명에 달하는 택배기사 조직화에 나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진 위원장은 2006년엔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을 맡아 평양의 '혁명열사릉'을 참배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당시 우리 정부는 북한 내 방문금지구역을 지정했는데, 혁명열사릉은 '금수산 기념궁전'과 애국열사릉과 함께 금지구역에 포함됐지만 이를 어긴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2007년에는 민주노총 부위원장 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하기도 했습니다. 진 위원장은 그 후 우체국 위탁택배조합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택배노조 조직화의 기반을 닦게 됩니다. 택배기사가 아닌 이가 택배노조를 만드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진 셈입니다.진 위원장의 이력을 보면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가 선거 출정식을 왜 점거된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했는지 다소 알게 됩니다. 김 후보는 최근 가석방된 이석기 전 의원과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죠. 택배노조는 택배 터미널에 진보당 깃발을 걸고, ‘이석기 석방’ 현수막을 차에 걸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본사뿐 아니라 핵심 중의 핵심 시설인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까지 점거를 시도하다가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택배노조가 무단 점거 같은 과거의 투쟁 방식을 고수하는 동안 전체 택배기사의 90%에 달하는 대다수 택배기사들은 시민들의 싸늘한 시선을 함께 견디고 있습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