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미국 주식 대신 글로벌 주식 매수"

미국 증시가 통화정책 긴축 전망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흔들리면서 자금이 글로벌 증시에 몰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JP모건은 이런 자금 흐름이 장기 추세의 시작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은 한 달 전께 월가 투자자들이 글로벌 주식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라는 보고서를 내놓았었습니다. 미국보다 경기 회복이 지연된 만큼 올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고, 인플레이션 등 위험에 대한 헤지 차원에서도 살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중국의 경우는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는 이유를 제시했지요.JP모건은 지난 16일 자 '글로벌 주식은 미국 경기의 호황과 침체 때 어떻게 움직일까'(How would international equities perform during a U.S. boom-bust recession?)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최근 미 중앙은행(Fed)의 빠른 긴축이 예상되면서 올해 후반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라면서 글로벌 주식 편입을 추천했다.

JP모건은 미국 주도의 이번 경기 회복이 불황·침체로 끝나는 경우와 글로벌 경제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경우 등 두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했더니 두 가지 모두에서 글로벌 주식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첫 번째, 시나리오의 경우 Fed의 긴축으로 소비자 수요가 너무 빨리 식으면서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지 못하고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봤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채권 금리는 하락하고 주식은 약세를 보일 것이며, 미국 대형주는 13~14%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경기 회복이 지연됐던 유럽, 일본, 신흥국 등 다른 국가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물가 덕분에 중앙은행들이 인내심을 보일 수 있어 주가 하락률이 2~3% 수준으로 완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두 번째, '글로벌 동시 성장' 시나리오에서는 미국 경제는 올해 중반까지 기존 성장 추세(연 2%)로 연착륙하고 유럽, 일본 및 신흥 시장의 성장은 그동안 뒤처졌던 경기 회복세를 따라잡으면서 성장이 가속할 것으로 봤다. 중국의 경우 경제 개혁, 완화적 통화정책 등으로 경기 개선의 발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결과적으로 예상보다 더 강하게 기업 이익이 회복되면서 글로벌 주식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면 투자자들이 밸류에이션이 낮은 글로벌 주식으로 몰리면서 미국 달러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은 이 시나리오에서 미국 주식은 낮은 한 자릿수 대 상승 여력이 있지만, 유럽과 신흥국 주식은 10~14%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은 "글로벌 주식으로의 자산 배분이 작년 11월부터 평균 자산 할당량을 넘어서기 시작했다"라며 "이는 아마도 장기 추세의 시작일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미국 외 주식으로의 자금 유입은 지난 1월 미국 주식에 대한 유입을 앞질렀다는 것이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 1월 해외 대형주 펀드 범주에 62억 3000만 달러가 순수히 유입된 반면, 미국 대형주 펀드에는 42억 6000만 달러가 유입됐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