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우크라 악화시 유럽 LNG 지원여부에 "진지하게 고민"

"현재는 검토 단계"…국내 수급으로 당장 동절기엔 어려울듯

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유럽의 에너지난 우려와 관련해 액화천연가스(LNG) 스와프(교환) 계약 등이 계속 거론되자 유럽 에너지 지원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20일 "정부는 우크라이나 상황이 악화해 유럽 천연가스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할 경우 유럽을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고 외교와 대화를 통해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은 가스 소비의 약 3분의 1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실제 침공하고 서방과 러시아가 서로 경제 제재를 가할 경우 유럽의 LNG 수급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이에 미국은 최근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LNG 물량을 융통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우리 정부는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을 전달한 바 있다.

당장 동절기에는 에너지 수요가 커져 국내 수급 사정도 맞추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한국과 일본에서 LNG 스와프 방식으로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계속 내비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전날(현지시간) 뮌헨안보회의에서 "우방들로부터 LNG 물량을 확보해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또는 일본처럼 우리와 (천연가스 수입) 계약을 스와프해 LNG 수송선을 EU로 돌릴 의사가 있는 바이어로부터도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발언했다.

정부로서는 올겨울까지는 국내 사정을 우선 고려해야 하지만, 추후 잉여분이 생긴다면 유럽 지원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지금은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동절기가 지나 잉여분이 생기면 (유럽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