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 들인 이마트의 비밀병기 '프레시센터' 가보니… [노유정의 생생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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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사철 신선한 농산물을 마트 매대에"
이마트 과일·채소 35% 보관 및 검수
첨단 과학 기술로 농산물의 '시간'을 멈췄다
2012년 국내 첫 CA센터로 설립
경기 이천에 있는 이마트 후레쉬센터의 마늘 저장고 앞. 산소 마스크를 쓰고 무거운 산소통을 등에 맸다. 안전팀 직원들이 산소가 새는지 수 차례 확인을 거친 후 냉장창고 문을 넘어 들어갔다. 지난해 5월 수확한 마늘 100여t이 창고 가득 보관돼 있었다. 며칠 전 수확한 것처럼 단단해 보였다.비결은 저장 상태였다. 영하의 온도, 3도 미만의 산소 농도와 1도 이상의 이산화탄소 농도로 마늘의 신진대사를 0에 가깝게 늦춘 것이다. 이마트 후레쉬센터의 첨단 저장 기술 CA(Controlled Atmosphere) 기법이다. 후레쉬센터 관계자는 “이런 CA창고가 19개 정도 있다”며 “사과, 양파, 포도 등 농산물마다 온도와 습도, 산소 농도를 맞춤형으로 설정해 최대 일 년까지 싱싱하게 보관한다”고 설명했다.
핵심 기술인 CA기법은 저장고 내부의 산소 농도를 줄이고 이산화탄소 농도를 높여 농산물의 ‘시간’을 멈추는 기술이다. 대기중 산소 농도는 일반적으로 19% 수준으로, 저장고 내 산소 농도는 2~3%까지 줄이고 이산화탄소 농도는 1%대까지 높인다. 대기 중 산소 농도가 적으면 농작물이 호흡을 적게 해 노화가 느려지는 것을 이용했다.후레쉬센터는 겨울철과 장마 등 농산물 가격이 높을 때 물량을 풀어 가격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담당한다. 대표적으로 ‘국민 과일’이 된 샤인머스캣은 가을 과일이다. 9~10월 수확한 샤인머스캣을 유통업체들과 농가가 저장해서 겨우내 판다. 보유량이 소진되는 2월은 샤인머스캣이 비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샤인머스캣 소매가격은 2kg당 4만9809원으로 지난해 10월(3만3435원)보다 49% 높다.
그러나 이마트에서 샤인머스캣 가격은 1송이(약 600g) 기준 9980원이다. aT 가격은 물론 다른 마트나 e커머스보다 20~30% 싸다.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샤인머스캣 160t을 후레쉬센터로 들여왔다. 이마트 관계자는 “먼저 곰팡이균을 막는 유황 패드를 깔고 CA기술을 적용해 신선도를 끌어올리고, 이후 저온저장을 하는 방식으로 신선도를 높이고 저장 비용은 줄였다”고 말했다.
이천=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