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제 길 굳건히 가겠다"…野 후보 단일화 제안 철회

"국힘, 후보 사퇴설 등 '모리배 짓'…제 진심 무참하게 무너져"
"단일화 성사못한 책임, 제1야당·尹에…저에 대한 비판은 겸허 수용"
"따뜻한 길일지라도 옳지 않으면 가지 않겠다" 독자 완주 의지 밝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20일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지난 13일 후보 등록 직후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의 단일화를 전격 제안한 지 일주일만에 그 제안을 거둬들인 것이다.

이번 대선의 막판 최대 변수로 거론됐던 야권 단일화가 일단 원점 회귀, 새 국면으로 접어듦에 따라 선거판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1시 30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일주일 기다리고 지켜보았다.더이상의 무의미한 과정과 시간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자신이 지난 13일 단일화 제안을 한 것에 대해 "어떻게 해서든 단일화 프레임에 가두려는 정치 환경과 구도를 극복해보려는 고육지책이었고,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쳐달라는 여론의 뜻을 받들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 제안을 받은 윤 후보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가타부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며 "오히려 윤 후보 뜻이라며 제1야당의 이런저런 사람들이 끼어들어 제 단일화 제안의 진정성을 폄하하고 왜곡시켰다"고 비판했다.또 "가짜뉴스는 더욱 기승을 부렸고 일부 언론은 더욱 적극적으로 편승했다.

심지어는 저희 당이 겪은 불행을 틈타 상 중에 후보 사퇴설과 경기지사 대가설을 퍼뜨리는 등 정치 모리배 짓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국민의당 유세차 사고로 안 후보가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한 뒤 국민의힘 일각에서 안 후보의 중도 사퇴설과 경기지사 제안설이 거론됐던 점을 지적한 것이다.
안 후보는 "국민 열망을 담아내고자 하는 제 진심은 상대에 의해 무참하게 무너지고 짓밟혀졌다"며 "경우가 없어도 너무나 경우가 없는 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일주일간 무대응과 일련의 가짜뉴스 퍼트리기를 통해 제1야당은 단일화 의지도, 진정성도 없다는 점을 충분하고 분명하게 보여줬다"며 "오히려 시간을 질질 끌며 (저를) 궁지로 몰아넣겠다는 뻔한 수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저는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며 "저의 단일화 제안으로 혼란을 느끼셨던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 "저는 윤 후보께 본선거 3주 중 일주일이라는 충분한 시간을 드렸다.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책임은 제1야당과 윤 후보에게 있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물론 저에 대한 비판의 소지도 있을 것이다.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이 누가 더 도덕적이고 비전과 전문성이 있는지, 누가 더 차기 대통령 적임자인지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안 후보는 "비록 험하고 어렵더라도 제 길을 굳건히 가겠다"며 "아무리 큰 실리가 보장되고 따뜻한 길일지라도 옳지 않으면 가지 않겠다"고 완주 의사를 거듭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윤 후보와의 통화가 독자 완주 결정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후보 간 직접 만나기 전에 신뢰하는 실무선에서 큰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뒤 후보 간에 이야기를 나누는 게 순서"라며 "지금 연락을 받고 지금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건 물리적으로, 시간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윤 후보가 새 제안을 해도 받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엔 "이제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또다시 처음부터 실무자간 협상을 해서 큰 그림을 정하고 후보가 만나는 것이 물리적으로 충분한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민주당 이재명 후보 측과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저는 어떤 제안도 받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