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한 로블록스 매수…캐시 우드 '베팅'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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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나무 언니'의 모험에 쏠린 눈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돈나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가 올 들어 급락 중인 혁신 성장주들을 대량 매수하고 있다. 연초부터 미국 기술주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아크인베스트의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혁신 기업에 투자한다는 기존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아크인베스트 ETF
수익률 '마이너스'에도
혁신기업 투자 지속
줌비디오·블록 등
2주 동안 4억弗 매수
캐시 우드 "투자자들
인플레 위험 피하려고
과거 기준 좇고 있어
기술주 아직 저평가"
특히 최근엔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로블록스 지분도 활발하게 사들여 주목된다. 로블록스는 연초 대비 50%가량 주가가 떨어졌지만 주가가 급락하자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은 것이다.
로블록스 27% 폭락하자 대거 매수
아크인베스트는 지난 16일 자사 ETF 두 개를 통해 로블록스 주식 45만4667주를 매수했다. 아크의 주력 상품인 ‘아크 이노베이션’(ARKK)이 33만7552주, ‘아크 넥스트 제너레이션 인터넷’(ARKW)이 11만7115주를 추가로 담았다. 이날 로블록스 주가 변동폭을 기준으로 합산하면 전체 매수 금액은 2410만~2680만달러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아크의 행보가 눈길을 끈 이유는 로블록스 주가가 26.5% 폭락한 날 이뤄진 매수였기 때문이다. 로블록스가 작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대규모 적자를 냈다고 밝힌 여파로 주가가 급락했다.아크는 최근 들어 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주가가 급락한 성장주의 포지션을 두 배로 늘리고 있다. 모바일 결제 업체인 ‘블록’(SQ),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HOOD), 온라인 스포츠 도박업체 ‘드래프트킹즈’(DKNG), 화상회의 플랫폼 ‘줌비디오’(ZM) 등 성장주를 지난 2주 동안 4억달러어치 넘게 매수했다. 블록, 로빈후드, 줌은 연초 이후 30~40% 주가가 추락했고, 드래프트킹즈도 20% 넘게 하락했다.
지난 14일에는 ‘동남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싱가포르 전자상거래 및 게임업체 ‘씨’(SE)를 14만5000주 매입했다. 이날도 씨 주가가 18% 넘게 급락한 날이다. 인도 정부가 씨의 인기 모바일 게임인 ‘프리파이어’를 금지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씨는 올 들어 38%가량 주가가 떨어졌다.
기술株 투자 고집하는 이유
이들뿐 아니라 아크 ETF를 구성하는 종목 절반 이상이 올해 20% 이상 떨어진 상황이다보니 아크 ETF의 수익률도 저조하다. ARKK, ARKW의 수익률은 연초 대비 30%가량 하락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드 CEO는 ‘세상을 바꿀 잠재력을 가진 혁신 기업에 투자한다’는 신념을 고수하고 있다. 우드 CEO는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에게 “투자자들이 일시적인 손실로 끝날 수 있는 것을 영구적인 손실로 만들까봐 걱정된다”며 “우리에게 5년만 더 시간을 달라”고 당부했다.그는 “아크가 담고 있는 기술주들이 잠재력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강조했다. 로블록스에 대해서는 “일부 단기적인 수치 때문에 주가가 매우 큰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우드 CEO는 “로블록스의 하루 평균 사용자 증가율이 33%에 달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며 “로블록스는 글로벌 메타버스를 확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사용자들의 평균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줌의 경우 재택근무를 하던 근로자들이 현장으로 복귀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기업의 잠재력은 여전하다고 봤다. 우드 CEO는 “최근 1~2년 동안과 비교하면 성장률이 낮을 것”이라면서도 “줌이 개인의 삶과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크게 바꾸고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스트리밍 플랫폼 기업인 로쿠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로쿠가 TV 하드웨어 사업에 뛰어드는 것에 많은 이들이 불안해하지만 그들은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구글, 애플 등과의 광고시장 경쟁에서 로쿠가 선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드 CEO는 “지금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때문에 위험을 회피하며 과거 표준(벤치마크)을 좇고 있다”며 “파괴적 혁신이 진화해 전통적 질서를 무너뜨리면 오히려 이런 표준이 위험하지 우리 포트폴리오는 위험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