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왕국 만들어 정치보복" vs 윤석열 "군벌같은 586 세력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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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방전 가열되는 선거운동…李·尹 6일간 유세 키워드는‘검찰독재 저지’ vs ‘민주당 심판’.
李 '보복 54회·검찰 34회'
尹 '적폐청산' 발언 집중 공세
"사적 보복·檢이 국민 지배할 것"
'신천지' '주술'도 여러차례 언급
尹 '부패 94회·심판 43회'
"부패하고 무능한 민주당 정권
대장동 썩은 내 진동하지 않나"
李 직격하며 정권 심판론 강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각자 대선 유세 현장에서 강조한 키워드가 이렇게 대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경제신문이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두 후보의 현장 유세 연설을 분석한 결과에서다.이 후보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적임자’를 내세우면서도 윤 후보를 겨냥해 ‘정치 보복’ ‘신천지 비호’ 등의 공세에 집중했다. 윤 후보는 ‘자유민주주의를 세워 경제를 번영시키겠다’고 강조하면서 ‘부정’ ‘부패’ 등의 단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민주당 심판론을 부각했다.
李, ‘尹-신천지’ 관련성 언급도
이 후보와 윤 후보는 15일 각각 부산과 서울에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날부터 20일까지 두 후보가 현장 연설에서 사용한 단어는 각 2만5000여 개, 2만3000여 개로 집계됐다.이 후보가 현장 연설에서 자주 언급한 단어는 정치(196회), 경제(191회), 기회(154회), 국가(141회) 등이었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부전역 앞 연설에서 “넘치는 기회, 성장하는 경제, 협력 속에서 경쟁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하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희망 섞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동시에 보복(54회), 검찰(34회)과 같은 단어를 써가며 윤 후보를 향한 날 선 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세상을 바꾸라고 준 힘을 사적 보복에 사용하는 무책임함”(16일 강남역), “검찰 왕국이 열리고 왕으로서 검사가 국민을 지배하는 시대가 곧 올지 모른다”(18일 전남 순천) 등은 윤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을 겨냥한 것이었다.
이 후보의 연설에서 신천지(33회)라는 단어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관련해 주술(14회)이란 단어도 여러 차례 언급됐다.
이 후보는 “윤석열 후보처럼 신천지 무서워서 압수수색 안 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그러면 안 된다”(16일 서울 잠실새내역)거나 “신천지 때문에 전국이 감염 위험에 떨고 있을 때 법무부 지시에도 검찰은 (압수수색을) 안 해버렸다”(18일 전남 나주)고 주장했다.이 후보는 “이재명은 주술사가 아니라 국민에게 길을 묻겠다”(17일 서울 광화문)고도 했다. 윤 후보 부부가 무속인과 가깝다는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尹은 민주당 심판론 강조
윤 후보는 정치(128회), 경제(104회) 등의 단어를 많이 썼다. 윤 후보는 15일 대전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바로 세워 경제를 번영시키고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드리겠다”며 경제 비전을 강조했다.부패(94), 국가(81회) 등도 윤 후보 현장 연설에서 빈도수가 높았다. 윤 후보는 특히 민주당(75회)의 부정 부패를 겨냥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부패하고 무능한 민주당 정권을 정권교체로 반드시 심판하자”(15일 서울 광화문), “(민주당은) 마치 군벌과도 같은 586 이념 세력에 갇혀 꼼짝도 못하고 있다”(19일 경남 거제)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화제가 된 윤 후보의 광주 ‘복합쇼핑몰 공약’도 민주당을 비판하는 가운데 나왔다. 윤 후보는 지난 16일 광주 송정매일시장 유세에서 “광주 시민들께서 다른 지역에 다 있는 복합쇼핑몰을 아주 간절히 바라고 계신다”며 “(복합쇼핑몰) 유치를 누가 반대했는가. 민주당이 반대해왔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부정(56회), 심판(43회), 무능(32회) 등도 빈번하게 언급했다.
윤 후보는 대장동(28회)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하면서 이 후보를 비판했다. “성남이 서울 강남 못지않은 훌륭한 곳인데 대장동 게이트라는 것 때문에 자존심이 상한다”(17일 경기 성남), “대장동의 썩은 냄새가 김천까지 진동하지 않았나 싶다”(18일 경북 김천) 등이다.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언급 횟수는 적었다. 이 후보는 네 번, 윤 후보는 세 번에 그쳤다. 이 후보는 15일 대전에서 지방 분권 실현을 강조했을 때, 윤 후보는 19일 문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가 마련된 경남 양산에 방문했을 때 각각 문 대통령을 거론했다.
조미현/전범진/김인엽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