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돌린 尹-安, 일주일간 무슨 일이?…단일화 결렬 '진실공방'

일주일만 '빈손 결렬'…빈소 조우 이후 "분위기 좋아" "측근들 끼어들기만"
尹-安 '주말회동' 문턱까지 갔지만 불발…오늘 오전 통화 두고도 엇갈린 해석
국민의힘 윤석열·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간 야권후보 단일화 논의가 일주일만에 일단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지난 일주일간 양당 간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에 시선이 쏠린다.양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 후보가 지난 13일 윤 후보에게 단일화 공개 제안을 한 이후 양측에서는 물밑에서 꾸준히 대화가 진행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 16일 두 후보의 '빈소 대면'도 긍정적 기대감을 더했다.

그러나 제안 일주일만인 20일 안 후보가 돌연 긴급기자회견을 자청, '단일화 결렬'을 선언하고 국민의힘과 윤 후보를 향해 "정치 모리배" 등 거친 언사로 비난을 쏟아부으면서 두 사람의 '단일화 동행'은 일단 '빈손 결별'로 귀결됐다.그 결별 배경을 두고 양당이 상반된 해석을 내놓으면서 진실공방까지 벌어지는 양상이다.

국민의당은 "윤 후보가 답변하지 않고, 제1야당은 진정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화살을 국민의힘과 윤 후보에게 돌렸으나, 국민의힘은 "대화가 무르익으며 후보 간 회동까지 조율했었다"며 반박하는 등 책임 공방도 격화하고 있다.

◇ 尹·安, 빈소 대면 후 17일 양측 핵심 '접선'…주말인 20일 후보 담판 타진
안 후보가 지난 주말 처음 유튜브 기자회견을 통해 단일화 제안을 던진 직후 며칠간은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로 공전했던 것도 사실로 보인다.공식선거운동 레이스에 돌입하며 양측 모두 현장 유세로 정신없는 일정을 소화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양 진영의 '원로'들을 중심으로 장외에서 설득 노력이 있었지만 이렇다 할 결과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후문이다.

더욱이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5일 천안에서 발생한 국민의당 유세차량 사망사고로 인해 안 후보 등 국민의당이 선거운동 전면 중단을 선언, 애도 모드에 들어가면서 일시적으로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입밖으로 올리기 힘든 상황이 됐다.처음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 것은 지난 16일 밤이었다.

윤 후보가 국민의당 유세차 사망사고 빈소를 직접 조문하고 이 자리에서 안 후보와 약 25분간의 '단독 대화'가 이뤄지면서다.
양측 모두 '정치적 대화는 없었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최소한 두 사람 관계나 단일화를 위한 대화에 변곡점이 되리라는 기대감이 양당에서 나왔다.

실제로 두 사람의 만남 이후 양당 간 물밑 대화에도 탄력이 붙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다음날인 17일 이들 후보의 '최측근'으로 여겨지는 두 핵심 인사 간의 긴밀한 소통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두 후보 간 '주말 회동' 가능성을 타진하는 단계로도 대화가 발전했었다는 게 국민의힘 측 주장이다.

◇ 그런데 왜?…尹-安 오전 직접 통화에도 끝내 '파국'

윤 후보 측 인사는 통화에서 "최근 며칠간 분위기는 좋았다"고 단언하면서 "정권교체 이후 국정운영 비전에 대해 상호 공감대를 형성하며 오늘(20일) 후보들 간 회동 일정도 검토했다"며 "갑자기 이렇게 대화가 엎어질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에 안 후보 측 인사는 윤 후보 측과의 실무 접촉이나 주말 회동 논의 등에 대해 확인하면서도 "분위기가 좋았다는 것은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특히 "윤 후보가 직접 답할 문제에 대해 정체불명의 '대리꾼'들만 오가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면피성 시간 끌기라는 판단이 선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오전 후보들 간 통화를 두고도 그 의미에 대해 입장이 엇갈린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먼저 전화를 걸었다는 점을 내세우며 '무응답'으로 일관했다는 안 후보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반면에 안 후보 측에서는 "애초에 이날 통화는 우리 쪽에서 안 후보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언질을 줘서 성사된 '뒷북 통화'였다'고 반박했다.

양당 설명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해 보면 전화는 윤 후보가 먼저 이날 오전 9∼10시 사이 안 후보에게 걸었고, 첫 통화를 놓친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콜백했다.

실제 두 사람 간 통화가 이뤄진 것은 오전 10시께로 파악된다.

양측을 통해 전해진 대화 내용도 또 한 번 엇갈린다.

윤 후보는 이 통화에서 안 후보에게 만남을 제안했고, 안 후보는 확답하지 않은 채 "다시 전화를 걸겠다"며 전화를 끊었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이에 "안 후보는 '이미 늦었다'는 취지로 답했다"며 '결렬'에 대한 의사 표시를 명확히 했다고 반박했다.

어쨌거나 이후 재통화는 이뤄지지 않았고, 안 후보는 약 3시간 뒤 국회를 찾아 '긴급 회견'을 했다.
◇ 이틀 사이 安 기류 급변?…거액 특별 당비 납부에 "安내외 완주 의지" 해석도

국민의힘에서는 전날부터 안 후보 쪽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고 주장한다.

지난 18일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측근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이 상가에서 안 후보와 접촉하고, 코로나로 입원했던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가 퇴원한 이후로 시기가 맞물린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주변에서는 안 후보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배우자이자 '정치적 동반자'로 여겨지는 김 교수의 의중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양당 대화 상황에 정통한 한 인사는 "김 교수가 안 후보를 겨냥한 이준석 대표의 비판적 언사에 특히 상당한 불쾌감을 표했다고 한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안 후보가 70억∼80억 원 상당의 '특별당비'를 납부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를 두고 한 야권 인사는 "이미 안 후보 내외간에 '완주'에 대한 의사결정을 마친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놨다.

여기에 한때 '한 집'을 꾸렸던 민주당 인사들과의 교감이 있었다는 의구심마저 국민의힘 쪽에서 고개를 들면서 양측의 신뢰에 회복할 수 없는 수준의 생채기가 났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분간 상호 진실공방과 책임론이 뒤섞이며 단일화 논의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민의당 측은 "(안 후보가) 상중일 때 경기지사설까지 퍼뜨릴 때 이미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경선 방식 문제를 넘어서서 신뢰의 문제였다"며 국민의힘 측의 이같은 '사후 해석'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