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 학대' 아버지, 항소심서 집행유예로 감형

법원 "추가 학대 위험성 줄어…상습학대 아닌 듯"
갓난아이가 운다는 이유로 욕설하고 폭행하는 등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 실형을 선고받은 40대 아버지가 2심에서 감형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2부(부상준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40)씨의 항소심에서 1심을 깨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강의 수강 명령은 그대로 유지했다.

A씨는 2018년 12월 집에서 게임을 하던 중 당시 생후 1개월 아들이 울음을 터트리자 욕설을 하고 아들을 들어 올려 바닥에 던질 것처럼 해 학대한 혐의를 받았다. 2019년 1월에도 게임을 하던 중 아들이 울자 욕을 하고, 이에 아내가 항의하자 아이를 창문 밖으로 내던질 것처럼 행동한 혐의도 있다.

A씨는 그해 8월과 2020년 1월에도 아들에게 욕설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범행 죄질이 너무 좋지 않다. 피해 아동이 입었을 정서적 피해가 상당히 클 것으로 판단된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A씨는 학대 사실 자체가 없었고, 이혼한 아내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어 믿기 어렵다며 사실오인과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증인신문과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원심에서 사실을 잘못 판단한 것은 아니라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형량이 무겁다는 주장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혼한 뒤 피해자에 대한 면접 교섭도 제한당해 추가 학대의 위험성이 줄었다"며 "범행이 배우자와 다투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벌어졌으며 폭행 정도도 매우 중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를 상습적으로 학대해 온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피고인도 나름대로 피해자 양육을 위해 노력해 온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양육비를 꾸준히 지급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