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이성민·이정은·김무열이 말하는 '소년심판'의 의미 [종합]
입력
수정
홍종찬 감독 "사회 근원적 문제…균형잡힌 시각으로"배우 김혜수가 넷플릭스 '소년심판'을 통해 판사로 분했다.
김혜수·이정은·이성민·김무열 연기 앙상블 '기대'
22일 열린 넷플릭스 '소년심판' 제작발표회에서 김혜수는 "작품을 제안받고 대본을 검토하며 예민하고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이런 방식으로 힘 있게 쓸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반가웠다. 이야기의 재미는 기교가 아닌, 진심으로 전달되는 방식과 힘이 상당했다. 시리즈의 재미를 넘어서는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이어 "재미, 완성도는 물론이고 영상매체가 할 수 있는 순기능을 내포한 작품이라서 참여한 배우로서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작업했다. 의도한 메시지들이 시청자들의 가슴에 닿아서 함께 몰두하고 소년범에 대한 유의미한 고민을 함께해보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참여했다"고 했다.
'소년심판'은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김혜수)이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소년범죄와 그들을 담당하는 판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소년형사합의부'라는 허구의 부서를 만들어 소년 범죄라는 어려운 주제에 대해 사회 구성원 모두 각자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하고, 사회적 함의를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자 하는 작품이다.홍종찬 감독은 "소년범 관련 매스컴에서만 보다가 작품을 하면서 관심을 두고 들여다보게 됐다. 어느 하나 소년 범죄만의 문제만은 아니고 사회의 근원적인 문제들이 많이 얽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쪽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보여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민석 작가는 "드라마의 기본적 재미도 중요하겠지만 각색하며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실제 현장에 근무하시는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겠다는 마음이 컸다. 이야기를 쓸 때도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피해자의 입장, 가해자의 입장에 서 있는 건 아닌가 경계를 하며 썼다"고 말했다.
좌배석 판사 차태주 역을 맡은 김무열은 "이 문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게 아니었구나, 단순한 관심뿐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고. 책임감, 무게가 무겁게 다가왔다. 배우 생활을 하며 자부심을 느끼고, 성취감을 느끼는 요소들이 많은데 '소년심판'이라는 작품의 메시지가 확실히 알게 되어 책임감과 생각이 많아지는 작품이었다"고 했다.이성민은 소년형사합의부 부장판사 강원중 역을 연기했다. 그는 "소년범죄가 낯선 소재는 아니었다. 관련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었고, 그때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는 형사의 입장으로 고민하는 영화였다. 이 문제가 단순한 문제가 아니구나, 누구의 입장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는 문제이구나 하고 답답했던 기억이 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소년심판'이란 드라마에서는 범죄의 유무를 결정할 수 있는 판사 역을 맡게 되어 신선했다. 새로운 시선으로 소년범 문제에 대해 다가갈 그런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정은은 소년형사합의부 부장판사 나근희 역을 연기했다. 그는 "특별한 부분을 건드려서 시대성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이 배우에게는 굉장히 반가운 일이고, 어른으로서 청소년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그래서 선택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런 질문을 던지며 공론화되면 좀 더 좋은 제안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고 전했다.연기파 배우 네 명의 앙상블은 공개 전부터 크게 화제를 모았다. 서로의 연기를 보는 즐거움도 있었다고.
김혜수는 "대본 받고 판사 캐릭터를 보며 누가 맡게 될지 기대가 됐다. 네 명의 판사의 경우, 감독이 생각하는 0순위의 배우들이었다고 한다. 이들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심장이 밖으로 나올 것 같이 쿵쾅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서로 다른 강력한 신념을 가지고 만나게 될 대립과 조합, 앙상블과 시너지에 대해 매번 설레는 기대를 하고 현장에 갔다"고 밝혔다.
이어 이성민은 김혜수의 치열함에 크게 감탄했다고 했다. 그는 "그의 식사량? 아주 극소식을 하는 모습에 놀라울 정도로 감탄했다. 현장에서의 태도는 마치 신인배우를 보는 듯한 태도였다.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성하면서 왔다"고 말했다.
이정은이 연기한 나근희 역은 당초 남성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었다. 홍 감독은 "남자 캐릭터였을 때 캐스팅이 확 떠오르지 않았다. 대본이 나오고 첫 대사를 보면서 이정은 목소리가 확 스쳐 지나가더라. 다른 작품에서 좋게 봤지만, 일면식이 없었다. 작가님과 상의했고 작업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무열 또한 "존경하고 팬으로 지켜본 선배님인데, 대본을 보면서 이거 이정은 선배가 하면 너무 잘 어울리겠다, 찰떡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미 캐스팅이 다 된 상황이었다. 저만 몰랐다. 좋으면서도 나만 몰랐다는 것에 대한 서운함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정은은 "전 제가 귀엽게 생겨서 제의가 올 때마다 깜짝 놀란다"면서 "예전에 봉준호 감독이 제 인터뷰 사진을 보고 공화당 당원 같고 완고해 보이는 부분을 얘길 하셔서 '사'자 돌림이 되는 역을 맡게 되면 완고한 캐릭터로 맡게 되지 않을까 했다"고 말했다.
김혜수는 "이정은 같은 좋은 배우와의 만남은 저에게 자양분이고 자산이 되더라. 이렇게 좋은 배우를 새 작품에서 만나 기쁘다"며 "한 치도 물러섬 없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판사로 티키타카가 아니라 폭발 직전의 활화산을 기대해 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소년심판'은 오는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