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임신부용 분만병상 이달 200개 추가"

구급차·보건소서 출산 잇따르자 대책…현재 82개
7개월 영아 '이송지체 사망' 관련 "병상 아닌 의료진 없었어"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임신부가 분만할 병원을 못 찾아 구급차나 보건소에서 아이를 낳는 일이 잇따르자 정부가 확진 임신부용 분만병상을 이달 중 200개 더 확보하기로 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22일 브리핑에서 "확진된 임신부가 읍압수술을 받고 분만할 수 있는 병상이 현재 82개 확보돼있다"라면서 "이달 중 200개 병상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반장은 "현장의 여러 데이터를 봤을 때 수직감염(태아가 산모로부터 감염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라면서 "다만 불안이 남아있기에 (확진 임신부용) 음압병상과 (확진된 산모에게서) 태어난 신생아를 격리할 수 있는 신생아실을 최대한 확보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경북 구미시에선 전날 확진판정을 받은 임신부가 분만할 병원을 못 찾고 보건소에서 출산하는 일이 있었다. 구미시에는 확진된 임신부가 이용할 수 있는 분만실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에는 광주에서 분만을 받아주는 병원을 못 찾은 확진 임신부가 결국 구급차에서 아이를 낳는 일이 있었다.

확진 임신부의 '길거리 출산' 사례가 계속 나오자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21일 성명을 내 정부에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방역당국은 18일 수원시에서 자가격리 중이던 7개월 영아가 병원을 못 찾아 이송이 지연돼 숨졌다는 지적과 관련해 병상이 부족했기 때문은 아니라는 취지의 해명을 재차 내놨다.

박 반장은 "구급대가 환자를 이송할 때 주변 병원에 환자 상태와 나이 등 정보를 주고 수용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라면서 "병원들이 (7개월 영아) 수용이 곤란하다고 했던 사유는 응급실 병상이나 격리병상이 있으나 소아과 전문의가 없다는 것과 영아에게 청색증이 나타난 상태로 소생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아의 경우 (병원이 수용을 결정할 때) 병상이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소아를 진료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는지도 영향을 미치는데 그런 상황들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소방당국 측은 7개월 영아 사망과 관련해 응급신고 접수 뒤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10여 개 병원에 이송을 타진했으나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늘어난 탓에 수원지역 내로 이송이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수본은 수도권 기준 32개 의료기관에 소아에 우선 배정되는 병상이 496개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의료기관에 소아 우선 배정 병상이 있는지는 기관 요청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중수본은 "소아 응급환자가 적시에 응급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확충에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현재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전국에 5곳이며 소아전용응급실은 3곳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