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일촉즉발] 미중 외교 통화…中 "대화 통해 사태 완화해야"(종합)

왕이 "경쟁 부추기면 자칫 전면 대결로 비화할 수도" 경고
블링컨 "중국과 충돌하거나 맞설 생각 없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2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로 우크라이나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모든 국가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도 존중받아야 하고,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반드시 수호해야 한다는 것이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문제가 지금의 사태에 이른 것은 신민스크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중국은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자신의 옳고 그름에 맞춰 각국과 접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은 각국이 안보 불가분 원칙 이행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제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면서 "또 대화와 협상을 통해 사태를 완화하고, 이견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미국 측 시각과 입장을 중국 측에 통보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두 장관은 또 미중 관계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왕 부장은 "최근 미국은 이른바 인도·태평양 전략을 내세워 공개적으로 중국을 역내 최우선 과제로 놓고,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제재하려는 시도를 역내 전략으로 포함하려 한다"면서 "이는 명백히 중국을 포위하고 억제하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양국은 경쟁도 있고, 협력도 있어 양자관계를 경쟁으로 간단히 정의할 수 없다"면서 "미국의 일부 관료들이 중국에 대해 장기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부추기는 것은 자칫 중미 간 전면적인 대결로 비화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련의 약속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재차 촉구한다"면서 "말과 행동이 다르거나 말에 신의가 없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여러 차례 밝혔듯이 미국은 신냉전과 중국 체제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또 대만 독립에 반대하고, 중국과 충돌하거나 맞설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한편 왕 부장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핵 문제의 핵심은 미국과 북한 간 문제"라며 "미국은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를 중시하고, 실질적인 의의가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과 북한이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주장한다"며 "중국은 한반도 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변함없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두 장관은 지난달 27일에도 전화 통화로 미중관계, 대만 문제, 베이징 올림픽, 우크라이나 문제 등 양자관계와 국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