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안심소득' 시동…"소득 적을수록 더 준다"

서울시, 내달 참여가구 모집
중위소득 85% 이하에 적용
'하후상박' 선별복지 시험대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의 핵심 공약인 ‘안심소득’ 실험이 오는 7월 시작돼 5년간 이어진다. 안심소득은 소득이 낮을수록 더 많은 지원금을 받도록 설계한 ‘하후상박’형 현금 복지제도다.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같은 금액을 지급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기본소득과 다르다. ‘보편복지보다는 선별복지가 필요하다’는 게 오 시장의 판단이다.오 시장은 22일 서울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달 28일부터 안심소득 시범사업 참여 가구를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7월부터 시작해 2026년까지 총 225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은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인 동시에 재산이 3억2600만원 이하인 8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다만 올해는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인 가구(500가구)를 우선 모집하기로 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인 가구는 월소득 97만2406원, 4인 가구는 256만540원 이하인 가구가 대상이다.

이들은 가구별 기준 중위소득 85% 기준액에서 가구소득을 뺀 금액의 절반을 3년간 매달 지원받는다. 예컨대 소득이 없는 1인 가구는 기준 중위소득 85%(165만3090원)에서 가구소득(0원)을 뺀 금액의 절반인 82만6550원을 매달 받는다.안심소득은 현금성 복지급여인 생계급여, 주거급여, 기초연금, 서울형 기초생활보장, 청년수당, 청년월세와 중복해 받을 수 없다. 시 관계자는 “기존 현금성 복지급여 제도를 통폐합해 행정·복지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안심소득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1년에 한 번 이상 현황 조사를 실시해 대상 가구의 소득·재산에 변동이 있으면 지원금액을 조정할 계획이다. 시는 안심소득이 기존 현금성 복지급여 제도와 비교했을 때 근로의욕 저하가 낮을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복지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안심소득으로 대표되는 선별복지와 보편복지(기본소득) 중 어떤 쪽이 효과가 좋은지를 둘러싼 의견이 분분하다. 서울시의회 측은 안심소득 시범사업 참여 대상이 적기 때문에 제대로 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제기해왔다.오 시장은 “안심소득은 저소득 가구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복지실험”이라며 “지금의 복지제도에서 제외된 사각지대를 찾고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는 점에서 기본소득과 목표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