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쇼크' 글로벌 시장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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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 돈바스에 軍 진입 명령…전면전 치닫나세계 최대 광물 수출국인 러시아가 전운(戰雲)에 휩싸이면서 세계 원자재시장과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주가는 급락하고,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긴장이 장기화하거나, 전쟁이 발발하면 글로벌 경제는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수위가 지금보다 높아지면 당분간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증시 공포 확산…러 10.5%·홍콩 2.8% 폭락
유가 3% 급등…美 제재 착수, 獨 "러 가스관 막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있는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했다. 이후 이 지역에 러시아군을 투입하라고 명령했다.각국 증시는 크게 하락했다. 러시아 대표지수인 모엑스는 이날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했던 2014년 이후 가장 큰 폭(10.5%)으로 떨어졌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도 전쟁 공포감에 일제히 급락했다. 22일 코스피지수는 1.35% 내린 2706.79로 마감했다. 장중 2700선을 내주며 2690.09까지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중국 상하이지수는 각각 1.71%, 0.96% 떨어졌다. 홍콩 항셍지수는 2.82%까지 낙폭을 키웠다.
원자재 가격도 크게 출렁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의 독립을 승인하자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1.98% 뛰었다. 대통령의 날을 맞아 휴장한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선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이 2.79달러(3.06%) 뛴 배럴당 93.85달러까지 올랐다. 니켈 가격 역시 t당 2만4870달러로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의 국제법 위반으로 보고 러시아 제재 방침을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DPR과 LPR에 미국인의 신규 투자와 무역, 금융 등을 금지하고 이 지역 인사들을 제재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해 9월 완공돼 가동을 앞둔 독일~러시아 간 천연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의 사업 인증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공사비 110억달러 중 절반을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이 부담한 프로젝트다. 영국은 러시아 은행 다섯 곳과 거대 자산가 3명에 대해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대해 집단 제재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박재원 기자/워싱턴=정인설 특파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