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이재명 후보가 손실보상 얘기를 한 적이 없다?

선거방송토론위 주관 1차 토론회 발언 검증

여야 대선 후보 4인이 21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20대 대선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코로나 시대 경제 대책 등을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이며 맞붙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후보들의 발언 중 일부 발언에 대해 팩트체크를 했다.
◇ 이재명 후보가 손실보상 얘기를 한 적이 없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민주당이 손실보상 없는 손실보상법을 작년 7월에 날치기 통과했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그동안 손실보상 얘기는 한 적 없이 전국민 재난지원금만 작년 내내 30만∼100만원 얘기했다"고 날을 세웠다.

여야는 그동안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규모를 놓고 이견을 보이며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처리에 난항을 겪었다. 더불어민주당이 19일 새벽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정부안(14조원 규모)을 단독으로 기습 처리해 갈등이 커졌으나, 이날 국민의힘이 입장을 바꿔 본회의 직전까지 재협상을 한 끝에 총 16조9천억원 규모의 추경안이 합의 처리됐다.
다만 이재명 후보가 손실보상 얘기를 한 적이 없다는 윤 후보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

이 후보는 작년 11월 5일 '소상공인의 날'을 맞아 페이스북에 "우리 공동체를 위해 정부의 방역지침을 충실히 따른 자영업 소상공인에게 정부 차원의 충분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 이는 국가의 의무이자 주권자에 대한 예의다. 위기 극복의 동력이기도 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후보는 또 "소상공인 손실보상 하한액을 높여야 하고, 실제 피해가 있었지만 행정명령을 받지 않아 선별지원에서 제외된 분들에 대한 보상도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당에는 재난지원금의 추가 지급 적극 추진을 당부했다고도 적었다.
이 후보 측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코로나로 인한 손실보상을 위해 소상공인 코로나19 회복자금 지원(2020년 5천703억원·2021년 6천100억원), 전국 최초 코로나19 재난극복 마이너스 대출 특별보증(2021년 4천억원), 피해업종 소상공인 지원(2021년 500억원, 지역화폐 인센티브) 등 각종 정책을 펼쳐 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 후보 측은 "이 후보가 자영업자의 손실보상보다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방점을 찍고 주장해 오다가 선거일에 임박해 입장을 바꾼 사실을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재명 후보의 공약 이행률이 95%?
이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공약을) 95% 이상 3개 임기 동안 다 지켰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18일 호남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공약 이행률 평균 95% 이상의 실적으로 약속을 지켜온 정치인 저 이재명 전남을 더 활기차고 잘 사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후보가 언급한 '공약 이행률 95%'는 확인 결과 기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다.

먼저 이 후보가 언급한 공약 이행률 수치는 작년 3월 경기도가 당시 이 지사의 공약 이행 상황을 자체 점검한 결과를 근거로 한 것이다.

경기도는 당시 이 지사의 공약 사업 363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349개 사업이 완료됐거나 정상 이행 중이라며 2020년 12월 말까지의 공약 이행률이 96.1%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 자료에서도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약이행 평가 기준으로 점검한 공약 이행 완료도는 81.8%라고 나온다.

이는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약 사업이 완료된 것만을 산정했기 때문이며, 경기도는 정상 추진 중이라고 판단된 사업을 포함해 공약 이행률을 계산했기 때문에 발생한 차이다.
이 후보 측은 "매니페스토 본부 조사와 자체 조사 결과 공약 이행률은 민선 5기 성남시장 96%, 민선 6기 성남시장 94%, 민선 7기 경기지사 96.1%"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 측은 2014년 법률소비자연맹이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공약 이행률이 63.81%라고 발표한 것을 들며 '거짓'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의 공약 이행률은 이미 예전에도 논란이 됐다.

앞서 2017년 시민단체인 성남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법률소비자연맹 수치 등을 근거로 당시 이 시장이 저서 '이재명은 합니다'에서 민선5기 공약이행률 96%를 달성했다고 주장한 것은 허위 사실이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법률소비자연맹과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서로 다른 평가 대상과 방법으로 공약이행률을 산정한 점 등을 이유로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 윤석열 후보가 국물도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정치 보복하겠다, 예를 들어 검찰을 키워서 어떻게 진짜, 겁을, 뭐라더라 국물도 없다 이런 소리를 하면서 국민을 갈등시키고 증오하게 하면 민주주의의 위기가 곧 경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말을 했는데 동의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내가 안 한 얘기를 저렇게 한다"고 말했다.

어느 후보의 말이 사실일까.
적어도 윤 후보가 '국물도 없다'는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다.

윤 후보는 19일 진주 유세에서 "대장동 사건은 이재명의 민주당 세력들이 어떤 사람들인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저런 부패한 세력들을 26년간 (검사로) 상대해 온 제가 국민의힘에 들어오지 않았나.

지금부터 국민의 재산을 약탈해 가는 세력은 국물도 없다.

네 편 내 편은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 측은 "이 후보가 윤 후보의 발언을 견강부회한 것"이라며 "윤 후보의 입장은 일관된다.

'내 사전에 정치보복이란 없다'는 점을 거듭 분명하게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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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