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4…'이재명 vs 윤석열' 수혜 받을 업종은?

증시 선거 동향에 주목
이 후보 당선 시 친환경 수혜 전망
윤 후보 당선 시 건설·원전산업 기대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의 향후 5년을 이끌어 갈 제20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주식시장도 선거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국가 통치 방향의 변화 유무에 따라 주식시장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당선 시 친환경,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당선 시에는 건설과 원전 업종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달 9일 대통령 선거일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심은 대선 이후 주가 흐름이 어떨지에 대해 쏠리고 있다. 새로운 행정부가 관심을 두고 지원하고자 하는 산업은 전체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과 주식시장을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각 정당과 후보자가 가진 생각을 어떤 공약과 정책으로 구체화할 지에 이목을 집중해야 한다"며 "해당 정책에 속한 내용들이 향후 시장에서 부각될 수 있는 이슈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李 친환경·게임… 尹 건설·원전에 수혜

각 후보들의 정책 공약과 이에 따른 수혜업종을 살펴보면 우선 이 후보는 10대 공약에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보장과 일자리 대전환으로 성장하는 사회 실현'을 강조하고 있다. 노동자 권리를 강화하는 공약들을 내세우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중대재해처벌법 강화다. 이렇게 되면 산업재, 소재 업종의 부담은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다. 이외에 노동관계법상 보호대상의 단계적 확대, 주 4.5일제 단계적 실시 등 실제 노동시간 단축을 장려하는 정책들을 담고 있어 부담감이 가중될 수 있다. 원전과 관련해 가동 중인 원전은 계속 사용하지만 신규 원전 건설을 하지 않는 '감원전' 공약을 내세움에 따라 유틸리티(원전) 업종에도 불리할 전망이다.

반대로 이 후보의 공약으로부터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업종으로는 친환경과 게임이 꼽힌다. 이 후보의 2040년 탄소 중립 공약은 고탄소 업종들에게는 부담을 늘리는 요인이지만 친환경 에너지 기업들에게는 긍정적이다. 탄소 중립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30%로 상향하고 탄소세도 도입할 전망이다. 전기차와 관련해서는 2040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고 친환경 자동차 보조금도 확대하는 공약을 내세웠다.
게임 업종도 기대할 부분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확률성 아이템의 구성 확률 공개나 2중형 아이템 선택과 같은 행위에 대한 규제를 공약하고 있다. 하지만 금지된 행동만 아니면 모두 허용되는 '네거티브 규제' 접근을 계획하고 있어 향후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 또한 최근 각광받고 있는 P2E(Play to Earn),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에 대해서도 긍정적 시각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윤 후보가 당선될 경우에는 원전, 건설, 산업재 및 소재 업종이 수혜를 볼 여지가 있다. 이 후보와 마찬가지로 탄소 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같지만 원자력 에너지에 의존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원자력 발전 비중을 30%로 유지하고 SMR을 비롯한 차세대 원전 개발 및 상용화 지원을 공약했다. 작년 미국과 맺은 원전 동맹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원전 비중은 유지하되 화석 연료 비중은 낮추는 전략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완화 제안은 산업재, 소재 업종 기업들의 부담감을 낮춰주는 요인이다. 올해 초 적용되기 시작한 해당 법안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재해의 경우 해당 기업의 경영책임자가 처벌받는 상황도 나올 수 있는 법안이다. 이로 인해 근로자 수 대비 사고율이 높은 업종들에 불리하다. 또한 윤 후보의 탄소중립 접근도 이들 업종에는 상대적으로 더 낫다. 이 후보는 탄소중립 시기를 2040년까지 앞당기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이 계획은 고탄소 업종이기도 한 해당 업종들에게 불리하기 때문이다.건설 업종에도 윤 후보의 당선이 상대적으로 더 유리할 수 있다. 두 후보 모두 대대적인 공급을 약속했지만 탄소 중립과 마찬가지로 접근 방식이 다른 영향이다. 윤 후보는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민간 부문 주도의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임기 내 250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청년 원가주택 30만호, 역세권 첫집 20만호를 제외한 200만호는 민간 주도로 진행시킬 예정이다. 311만호를 공약한 이 후보보다는 낮지만 이 중 140만 가구는 공공주도 주택인 만큼 민간 공급 호수는 더 높다. 또한 수요 억제 노선을 유지하려는 이 후보와는 달리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인상, 재건축 규제 완화, 양도소득세 및 재산세 부담 완화 등 거래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진행시킬 방침이다.

신산업 투자·방역 완화에 대해서는 비슷한 입장

두 후보간 겹치는 공약도 있다. 신기술 투자에 대해서는 비슷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데 윤 후보의 경우 5G, 6G, 민간 클라우드를 비롯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100만명의 디지털 인재 양성 등을 공약하고 있다. 이 후보도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5G, 6G 등 디지털 인프라 공약을 제시하고 빅 10 산업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빅 10 산업 프로젝트는 5대 슈퍼클러스터(반도체, 미래모빌리티, 2차전지,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를 구축하고 5개의 신산업(로봇, 그린에너지, 우주항공, 패션테크, 메타버스)을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해당 산업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역 완화에 대해서도 후보들의 의견이 통일됐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두 후보 모두 현 정부의 방역 강도가 너무 높다는 의견을 지니고 있다. 이 후보는 부스터샷을 맞은 인원들에 대해서는 12시까지 자유롭게 영업을 할 수 있게 하는 보다 유연한 방역을 강조하고 있다. 윤 후보의 제안은 더 과감하다. 윤 후보는 영업 제한에 더해 불필요한 백신 패스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일례로 실내에서 마스크를 사용하는 장소를 제시했다. 방역 완화와 함께 방역 조치로 피해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대대적으로 지원하는 공약도 내세우고 있어 대선 이후 리오프닝 테마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높아질 수 있다.다만 추가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부분은 정책의 강도다. 5월부로 대통령은 바뀌지만 지방자치단체와 의회 구성은 여전히 여당이 장악하고 있다. 특히 오는 6월 1일에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어 지방자치단체는 단기간 내 변할 수 있겠지만 다음 의회선거는 2024년에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집권 초기부터 공약을 시행할 여건이 되는 이 후보와는 달리 윤 후보는 당선될 경우 몇 가지 장애물을 마주치게 된다.

김 연구원은 "일례로 임대차3법을 비롯해 국회를 거쳐 법제화된 정책을 수정하거나 폐지하기 위해서는 다시 국회 동의가 필요하고 조세 관련 공약도 의회 승인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이 후보에 비해 윤 후보의 공약 실현에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