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광산 역사전쟁' 규정한 일본…강창일 대사 "우스꽝스럽다"

"추천은 비상식적 결정"…아베 "역사전쟁 피할 수 없다"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佐渡)광산을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인식 차이를 일본 측에서 '역사전쟁'이라고 규정하는 것에 대해 강창일 주일본 한국대사는 "우스꽝스러운 짓"이라고 23일 일축했다. 강 대사는 이날 도쿄 소재 주일본 한국대사관 재외투표소에서 20대 대선 재외투표를 마친 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일본에서 며칠 전에 봤더니 역사전쟁이라는 용어를 썼다.

큰 나라가 할 얘기가 아니다.

(중략)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역사전쟁하자고 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도광산 추천이 "좀 비상식적인 결정이라고 생각된다.

서로 상의도 안 하면서 일방적으로 했는지…"라며 "허무맹랑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 가슴이 답답하다"고 언급했다.

한국이 사도광산 추천에 반대한 것을 두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역사전(戰)을 걸어 온 이상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는 등 일부 정치인들이 강경 대응을 부추겼으며 일본 공영방송 NHK도 사도광산을 둘러싼 한일 대립을 '역사전'이라고 표현했다.
강 대사는 유네스코의 심사 과정이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하고서 한국이 사도광산의 역사에 관한 원자료를 많이 모아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 동양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강 대사는 개인적으로도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며 대사관 직원들이 일본의 주장에 논리적으로 대응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록해달라는 추천서를 이달 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추천서는 "16세기에서 19세기 중반에 걸친 (사도광산의) 생산 기술이나 생산 체제 등에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취지의 설명이 담겼다.

일본 정부는 일제 강점기에 사도광산에서 벌어진 조선인에 대한 가해의 역사를 감추는 방식으로 추천서를 제출한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