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한마디에 학교 문 닫고 강제검사 도입한 홍콩

사진=연합뉴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코로나19를 통제하라'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지시에 홍콩이 멈춰 섰다. 개학을 준비하던 아이들은 다시 여름방학에 들어갔고 고강도 방역 조치는 두 달 더 연장됐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중국 본토처럼 홍콩을 전면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3일 홍콩 정부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6211명이다. 해외 유입 환자 3명을 제외하면 모두 홍콩 지역감염자다. 2020년 1월 24일 첫 확진자를 보고한 홍콩은 팬데믹 후 가장 큰 유행을 겪고 있다. 누적 환자는 22일 기준 6만6574명으로 이달 초보다 360% 넘게 급등했다.강력한 봉쇄 정책을 편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중국의 유행은 사실상 홍콩이 이끌고 있다. 지난 16일 시 주석은 홍콩의 유행을 꺾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정부는 다음 달부터 3주간 시민 740만 명을 대상으로 매주 한 번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검사를 거부하면 1만홍콩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학교의 여름방학 일정은 당겨졌다. 3월 초부터 여름방학을 시작해 4월 17일 새 학기가 시작된다. 아이들이 비운 학교는 코로나19 검사와 확진자 격리를 위한 대응센터로 활용한다.

식당 등에서 세 명 이상 모이지 못하는 고강도 방역 조치는 4월 20일까지 두 달 더 연장된다. 술집 나이트클럽 등도 이 기간 문을 닫는다. 홍콩에 100여 개 지점을 운영하는 HSBC는 다음달 5일부터 홍콩에서 토요일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인 도시였던 홍콩이 가장 폐쇄적인 도시로 바뀌었다는 지적이 잇따랐지만 현지에선 방역 대응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홍콩 부의장인 마이클 티엔 입법회 의원은 "나흘간 홍콩 전역에 봉쇄령을 내려 코로나19 발병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본토처럼 도시를 봉쇄한 뒤 경찰 지시에 따라 하루 한두시간 생필품을 사기 위한 외출만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력한 방역 규제에 들어간 홍콩과 달리 유럽과 미국은 일상을 회복했다. 유럽연합(EU)은 다음달 1일부터 백신 접종자가 음성 확인서 없이 EU 국가에 방문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EU 국가에 도착하기 14~270일 전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하루 신규 환자가 21일 기준 6만1359명인 미국에선 시카고 등 대다수 주 정부가 마스크 의무 착용 조치를 없앴다. 유통업체 월마트와 아마존은 백신 접종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도록 했다. 타깃은 모든 직원과 손님이 마스크 없이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