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만에 재추진 원주 여산골프장…무단훼손·부실조사 의혹

시민공대위 "멸종위기종 서식지 축소돼"…24일 주민 등 간담회

10여 년 만에 개발사업이 재추진되는 강원 원주 여산골프장 사업지 내 시유지 임야가 무단 훼손되고 멸종위기종 거짓·부실 조사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원주 여산골프장 시민공동대책위원회(이하 시민공대위)는 23일 원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골프장 부지 내 시유지 임야 사용 허가 조건이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변경됐고, 개발 과정에서 훼손 수목과 이식 수목 수를 줄여 공사비를 절감하려 했다는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또 "사업자 측이 작성한 환경영향평가서의 재협의 및 보완을 위해 수행한 포유류 분야 조사 결과를 근거로 시민공대위가 멸종위기종 서식 현황을 자체 조사한 결과 심각한 거짓·부실 조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골프장 측 조사는 삵 8곳, 담비 1곳, 하늘다람쥐 13곳에 불과했지만, 해당 면적의 절반밖에 안 되는 지역에서 시행한 시민공대위의 조사 결과는 담비 5곳, 하늘다람쥐는 무려 60곳에서 서식 흔적을 확인했다"고 부실 조사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원주시는 골프장 사업지 내 시유지 무단 훼손 여부를 즉각 조사하고 사실로 확인되면 사용 허가를 취소하라"며 "멸종위기종의 거짓·부실 조사가 사실로 드러나면 원주지방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 공동조사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원주 여산골프장은 인허가 절차가 시작된 2008년부터 시유지 매각 반대, 물 부족 심화, 환경영향평가와 산림조사의 거짓·부실 등으로 인해 시민사회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장기 표류했다.

그러다 지난해 실시계획인가를 얻어 개발 사업을 재추진하고 있다. 시민공대위는 오는 24일 오후 원주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여산골프장 환경영향평가 문제 및 공동조사 등을 놓고 주민 간담회를 한다.

간담회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을 비롯해 원주지방환경청·원주시청 관계자, 대책위 주민 등이 참석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