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어려운 송파 거여5단지, 리모델링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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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5가구 조합 인가 신청서울 송파구 거여동에서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다. 거여동 일대에 새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노후 단지를 중심으로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단지도 주민 60% 찬성
4단지는 내달 주민설명회
23일 송파구에 따르면 거여동 ‘거여5단지’(사진)가 지난달 총회를 열고 리모델링 조합 설립 인가를 신청했다. 1997년 준공된 이 단지는 총 605가구 규모로 지어졌다. 리모델링을 통해 695가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서를 받아 최근 동의율이 70%를 넘었다”고 말했다. 이어 “용적률이 344%로 높아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거여동에서는 거여5단지뿐만 아니라 ‘거여1단지’와 ‘거여4단지’에서도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추진 중이다. 거여1단지는 리모델링 사업 추진 여부에 대한 사전 설문조사 결과 60%를 넘는 주민이 찬성 의사를 밝혔다. 1997년 11월 지어진 이곳은 6개 동, 총 1004가구 규모 대단지다. 거여4단지는 다음달 주민을 대상으로 리모델링 사업 설명회를 열고 조합 설립 동의서를 받을 계획이다. 1997년 7월 준공한 거여4단지는 6개 동, 546가구로 구성돼 있다.
거여·마천뉴타운 일대에 새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노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거여2-1구역 재개발을 통해 지어진 ‘송파시그니처 롯데캐슬’은 지난달 집들이를 시작했다. ‘e편한세상 송파파크센트럴’(거여2-2구역 재개발)은 2020년 6월 입주를 마쳤다. 공공재개발을 진행하는 ‘거여새마을구역’은 주민 동의서를 받고 있다. 거여동 A공인 관계자는 “리모델링으로 노후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새 아파트 가격 상승 랠리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민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송파구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내에서도 리모델링 인기가 높은 곳이다. 거여동을 비롯해 풍납·가락·오금동 등의 노후 아파트가 리모델링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풍납동에서는 ‘쌍용아파트’ ‘강변현대아파트’ 등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가락동에서는 ‘가락쌍용1차’ ‘가락금호’ 등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국내 리모델링 아파트 최초로 일반분양에 나선 오금동 ‘송파 더 플래티넘’은 청약에서 259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이번 대선에서 리모델링 완화 공약이 등장하고 있는 것도 호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기 신도시의 리모델링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노후신도시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리모델링 추진법’을 제정해 안전 진단 및 안정성 평가 절차를 개선할 계획이다. 향후 1기 신도시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까지 규제가 완화될 수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