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김치라더니"…'썩은 배추 논란'에 김순자 대표 사과

한성식품,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 배포
"공장 폐쇄하고 원인 규명 착수"
앞서 불량 재료 손질하는 모습 공개돼
[사진=MBC 화면 캡처]
썩은 배추·무 등 불량 식자재를 손질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논란을 일으킨 한 국내 김치전문업체가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공장 폐쇄 소식을 알렸다.

김치제조업체 한성식품은 23일 김순자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자회사 '효원'의 김치 제조 위생문제와 관련하여 소비자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김 대표는 "현재 법적 처분과 관계없이 해당 공장을 즉시 폐쇄하고 원인 규명에 착수한 상태"라며 "자체 정밀점검과 외부 전문가 정밀진단을 신속하게 실시해 한 점의 의혹과 부끄러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순자 대표. [사진=한경DB]
이어 "나아가 공장 자체의 영구 폐쇄도 불사한다는 각오로 위생 및 품질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재정비와 신뢰받는 생산체계 혁신을 위해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소비자 여러분께 거듭 사과드리며 재발방지와 신뢰회복을 통해 재창립의 각오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MBC는 전날 한성식품의 자회사 효원이 운영하는 충북 진천 김치공장 내부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공익신고자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촬영한 것으로, 영상 속 공장 직원은 변색된 배춧잎과 보라색 반점이 핀 무 등을 손질하고 있었다. 영상에는 재료를 손질하는 작업자들이 "쉰내가 난다" "나는 (이 재료로 만든 김치를) 안 먹는다" "더럽다" 등의 발언을 하는 내용도 담겼다.불량 식자재뿐 아니라 공장 시설의 비위생적 모습도 카메라에 담겼다. 공개된 영상에는 깍두기용 무를 담아놓은 상자에 거뭇거뭇한 물때와 곰팡이가 낀 모습이 포착됐다. 완제품 포장 김치를 담아놓는 상자에는 애벌레 알이 잔뜩 붙어있었다.
식자재 및 완제품을 담는 보관함 표면의 모습. [사진=MBC 화면 캡처]
한성식품은 평소 '명인이 만든 김치'를 강조하며 홍보해왔던 터라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김 대표는 2007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김치명인으로, 2012년 고용노동부·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식품명장으로 선정됐다. 2017년엔 정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한성식품은 이 점을 강조하며 '대한민국 김치 명인·명장이 정성을 담아 만든 김치'라는 문구로 제품을 홍보해왔다.

김 대표는 논란이 된 효원의 지분 1.9%를 보유하고 있다. 97.8%의 지분은 모기업인 한성식품이 가지고 있는데, 한성식품 지분 97.9%를 김 대표가 갖고 있다.공익신고자는 관련 내용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알렸으며 상황을 파악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장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