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살아보니 너무 좋아 이사했어요"…경남 '한달살이' 체험 인기

작년 829명 참여…경쟁률 2대1
지자체, 숙박비·체험비 일부 지원
올부터 '한 달 여행하기'로 변경
시군 전체로 대상 확대

경남지역 관광홍보 역할 톡톡
거제 아름다움에 반해 정착도
생활형 장기체류 여행 프로그램인 ‘경남형 한달살이’가 인기다.

경상남도는 코로나19로 움츠러든 지역의 관광경기를 활성화하고 도내 관광자원을 홍보하기 위해 시행하는 경남형 한달살이에 지난해 829명이 참여(1555명 지원, 경쟁률 약 2 대 1)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고 22일 발표했다.경남형 한달살이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숙박비와 체험비를 일부 지원받으며 최대 30일까지 여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단체여행보다는 개별여행을 선호하면서 짧은 시간 머무르다 가는 여행보다 현지인처럼 생활해보며 여행하는 최신 관광 트렌드에 발맞추고자 도입했다.

2020년 처음으로 5개 시·군에서 시범적으로 한달살이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했다. 지난해는 15개 시·군으로 확대, 변화된 여행 유행에 맞춰 획일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신 참가자가 개별적으로 자유로운 여행을 기획하도록 유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 관광홍보 효과를 넘어 이주 정착으로도 연결되는 효과를 보였다. 참여 후 거주지를 옮긴 사례도 있다.경기도에 거주하던 30대 여성 A씨는 거제시에 한 달간 체류하며 여행한 후 거제의 아름다움에 반해 가족과 함께 거제로 이주를 결심, 현재 거제시에 정착해 살고 있다.

남해에서 한달살이를 한 또 다른 참가자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시골 정취와 생활에 감명받아 ‘리틀컨트리클럽’이라는 팀을 짜 참가했다. 다랭이마을의 민박에서 지내며 바다수영, 패러글라이딩 체험을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았고, 용문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며 혼자만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남해 속의 작은 유럽 마을인 독일마을을 방문해 코로나19로 인해 오랫동안 떠나지 못한 해외여행의 아쉬움도 달랬다.

경상남도는 올해부터 사업명을 ‘경남에서 한 달 여행하기’로 변경하고 참가자의 지역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지난해 15개 시·군에서 시행하던 사업을 전 시·군으로 확대한다.3월부터 본격적으로 연 2~3회에 걸쳐 시·군별 참가자 모집을 시작한다. 자세한 사항은 추후 경상남도 및 시·군의 관광누리집을 통해 안내할 계획이다.

반드시 한 달 동안 체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 체류기간(3일 이상)부터 한 달 이내의 희망하는 기간으로 신청할 수 있어 직장인 등 오랜 기간 여행할 수 없는 사람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참가자에게는 경남에서의 관광 체류 경험을 본인의 SNS를 통해 홍보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지난해에는 인스타그램, 블로그, 유튜브 등에 1만1914건의 경남 여행 기록을 게시하는 등 1인 평균 14.4건의 경남관광 콘텐츠를 홍보해 경남 관광 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심상철 경상남도 관광진흥과장은 “거의 매일 전국에서 한 달 여행하기 신청에 대한 문의 전화가 오고 있다”며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께 감사드리며, 올해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는 여행지를 더 많이 발굴, 홍보하고 안전수칙 교육을 철저히 해 참가자들이 안심하고 경남에서 여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