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번 금리 결정한 이주열…9번 내렸고, 5번 올렸다 [김익환의 BOK워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2년 2월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회의(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관했다. 그는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통했지만 임기 동안 금리인하 결정이 9번으로 금리인상(5번)보다 많았다.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가 2014년 4월 취임한 이후 이날 회의까지 총 76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관했다. 그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의장으로서 참석한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9번(임시 금통위 0.5%포인트 인하 포함), 인상은 5번 결정했다. 동결 결정은 62회였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이 총재가 취임할 당시인 2014년 4월 연 2.5%에서 현재 연 1.25%로 떨어졌다.

이 총재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통하지만 금리인상보다는 인하를 결정한 사례가 많았다. 그의 임기 동안 한국의 잠재성장률 등 성장 여력이 약화된 데다 코로나19 위기도 찾아온 영향이다.

지난 2014년 4월 1일 취임한 그는 같은 달 열린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이후 2014년 8·10월과 2015년 3·6월, 2016년 6월까지 다섯차례 모두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내렸다. 기준금리는 2014년 7월 연 2.5%에서 2016년 6월 연 1.25%로 떨어졌다. 당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경제성장률이 2014년 3.2%에서 2016년 2.9%로 하락하는 등 실물경제 둔화 흐름을 고려한 결과다. 이 총재의 금통위는 2017년 11월과 2018년 11월에 각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려 연 1.75%까지 높였다. 미국의 금리인상 흐름과 불어난 가계부채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2019년 7·10월에 한은은 재차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려 연 1.25%까지 낮췄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 규제 여파 등으로 경기 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2020년 3월 17일에 코로나19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덮치자 한은은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이어 같은 해 5월에 추가로 0.25%포인트 인하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로까지 끌어내렸다. 코로나19 충격이 약화된 데다 인플레이션 조짐과 자산가격 급등 우려가 커지면서 한은은 2021년 8·11월, 올해 1월에 0.25%포인트씩 인상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높였다.

한편 이 총재의 후임자 자리는 아직도 안갯속이다. 다음 달 9일 대통령선거 직후에나 윤곽이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