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은 타액(침)으로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판별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키트에 대해 "정식 허가를 받는다면 진단검사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혔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타액 PCR 검사 도입 계획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식 허가받은 제품이 있는 경우라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여러 개별 노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직은 허가받은 제품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현재 PCR 검사는 코에 면봉을 넣어 비인두도말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이어서 통증과 불편을 유발하고, 전문적인 검사 인력도 필요하다. 이와 비교해 타액 PCR은 더 간편하고 거부감없이 검사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어린이들의 공포감과 거부감을 덜어주기 위해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타액 검체를 이용한 신속 PCR 검사를 시범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효과가 검증되어 허가가 이뤄진 범위 내에서만 진단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며 아직 국내에 정식 허가 키트가 없는 타액 PCR 검사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날 임 단장은 "간편한 사용법의 키트가 개발된다면 국민들에게 사용 편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부분과 관련해서는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자체적으로 신속 PCR 검사를 시행 중인 경기 여주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비인두나 타액에서 채취한 검체를 현장에서 분석하는 신속 PCR 검사를 승인해달라고 촉구했다.
여주시는 시청 주차장에 신속 PCR 검사소 '나이팅게일센터'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신속 PCR 검사는 정부 승인을 받지 못해 양성이 나와도 최종 확진을 받으려면 다시 기존 PCR 검사를 해야 한다.
여주시가 보건소에 설치한 검사소에서 나온 결과를 정부가 지정한 검사 수탁기관의 결과처럼 공식 인증해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 임 단장은 "여주시 보건소 검사실에 대한 정도평가를 위해 두 번 정도 사전평가가 이뤄져 있고, 이 부분이 잘 진행되도록 질병청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나이팅게일센터'에 대해서는 "이곳은 시약회사에서 검사를 하는 상황이어서 여주시 보건소가 준비하는 검사실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이곳의 검사는 정확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최근 확진자 급증으로 전국 보건소의 PCR 검사량이 많아지면서 지난 21일 하루에만 83만건의 검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하루 PCR 검사 역량 최대치(85만건)를 모두 가동한 수준이다. 임 단장은 "지자체에서 확진자가 매우 많이 발생하다 보니 보건소에서 업무가 폭증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지자체에서 개인에게 결과를 통보하는 시간 등이 지체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