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중학생 살리자'…너도나도 헌혈 나선 지역주민들

맘카페 등 '혈액 급구' 보고 앞다퉈 동참…"헌혈 대기자만 17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헌혈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한 중학생을 살리기 위해 주민들이 단체 헌혈에 나선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3일 오후 중학생 A(14) 군이 교통사고로 심각한 장기 손상을 입은 채 이 병원 응급실에 이송됐다.

당시 A군은 복강 내 출혈과 저혈량성 쇼크로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출혈을 막기 위해 신속히 응급수술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코로나19로 헌혈자가 줄어든 탓에 병원 측이 충분한 혈액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파악한 A군의 가족은 헌혈자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연락을 취했다.

A군의 안타까운 소식은 지역 맘카페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지역사회에 퍼졌다.

A군이 이송된 지 수 시간 만에 A군이 재학 중인 푸른중학교 교직원, 동탄 반송동 성당 신도들, 지역 맘카페 회원 등 여러 주민이 A군을 위한 지정 헌혈에 나섰다. 많은 이들의 협조 덕분에 A군은 이송 다음 날인 14일 새벽 무사히 응급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수술 과정에서는 병원 측이 확보한 혈액과 지정 헌혈로 모인 혈액을 포함해 17팩의 농축 적혈구가 수혈됐다.

이는 성인 남성 3명의 체내 혈액량에 해당한다. 이 병원 관계자는 "지정 헌혈자의 경우 참여 인원을 별도로 집계하고 있지는 않아 A군을 위해 헌혈에 나선 인원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수혈된 혈액량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인원이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술 후에도 필요 시 언제든 혈액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헌혈 대기자만 17명에 달했다"고 말했다.

A군은 지난 1월 초 퇴원해 현재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상태이다.

A군은 "힘든 시기에 많은 분이 응원과 헌혈 기부에 나서주신 덕분에 건강을 회복하게 됐다"며 "은혜를 잊지 않고 바르게 살아가겠다"며 감사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