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큰소리 뻥뻥 안방 장비" 尹 "유약한 태도로 평화 위협"

李 "거칠고 난폭, 전쟁 쉽게 생각" 尹 "극초음속 날라오는데, 안보관 부족"
4차 TV토론…李 "제3의 선택 가능해야" 尹 "정치쇼 가까운 제안"
尹-安 신경전…"여소야대서 협치 가능" "의원 경험 없어"

여야 대선 후보 4명은 25일 TV 토론에서 권력구조 개편방안과 외교안보 정책을 놓고 격돌했다.후보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맞물려 선제타격,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등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 정면충돌 양상을 보였다.

특히 권력구조 개편 방안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정치교체'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정권교체'를 내세워 맞붙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 상암 SBS 프리즘타워 공개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전쟁은 정치인이 결정하고, 전장에서 죽는 것은 젊은이"라며 "윤 후보는 너무 거칠고 난폭하다.사드 배치가 꼭 필요하냐는 반론도 있는데, 우리가 L-SAM(장거리 지대공미사일)도 있는데 그것(사드)을 쓰는 것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의 선제타격 능력 확보 공약에 대해서도 "전쟁 개시 아니냐"며 "그런 이야기를 쉽게 하는데 이제 좀 (내용을) 파악도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도 있으니 좀 자제하고 철회할 계획 없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이에 "이 후보께서 안보관이 부족하고 내용을 잘 모르시는 것 같다"며 "평화라는 것은 확실한 억지력을 가져야만 평화가 유지되는 것이고, 선제타격 능력을 확보하고 그 의지를 보일 때만 전쟁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이어 "그런 식의 유약한 태도를 가지고는 오히려 더 평화가 위협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종이와 잉크로 된 협약서 하나 가지고 국가의 안보와 평화가 지켜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여권의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선 "우크라이나와 동일한 위협을 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이 후보는 이에 "전쟁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말을 세게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로 대비는 철저히 하면서도 외교적으로 소통·협의를 잘하며 관리해야지 큰소리 뻥뻥 친다고 되느냐. 그걸 '안방 장비'라고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극초음속미사일이 날아오는데 저런 말씀을 하셔서 군통수권자와 대통령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참 많이 걱정된다"고 응수했다.
후보들은 저마다 권력구조 개편안도 제시했다.

이 후보는 다당제 연합정치를 목표로 한 정치개혁안을 제시하며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공감대 형성을 시도한 반면, 윤 후보는 "정치쇼에 가까운 제안"이라며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이 후보는 "상대방 발목을 잡아 실패를 유도하고 그러면 기회가 오는 구조를 깨야 한다"며 총리 국회추천제, 분권형 대통령제 등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선거제도를 개혁해서 제3의 선택이 가능하게 해야 된다"고 언급했다.

반면 윤 후보는 "정권교체라는 거대한 민심의 흐름을 정치교체라는 프레임으로 치환하는 선거전략으로 악용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또 "선거를 앞두고 권력구조, 개헌 담론이 나오지만 늘 선거 후에는 흐지부지되기 일쑤"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 민주당이 직전 총선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력화하는 비례위성정당을 만들었던 점을 들어 "이번에 대통령 선거에서도 (권력구조 개편을) 득실을 따지고 이용할 생각을 하지말라"고 꼬집었다.

안 후보도 "과연 (민주당) 의원총회를 통과할 것인지가 키"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그에 대해 "제가 당론으로 확정해 의총에서 결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과 관련해 냉각기를 갖고 있는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여소야대 정국을 극복할 방안을 두고 날 선 공방을 펼쳤다.

안 후보는 먼저 "저나 윤 후보가 당선되면 180석 거대 야당의 여소야대 정국이 되는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과거 김대중 정부 때도 79석으로 집권해서 거대야당을 상대했다"며 "헌법 가치를 모두가 진정성 있게 공유한다면 얼마든 협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그게 실제로 해보면 그렇지 않음을 알 거다.
지금 (윤 후보가) 의원 경험이 없어서 우려의 목소리를 지금 제가 대신 내드리면, 헌법 정신은 좋은데 실제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일침을 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