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체전 金 김관우, 서울대 합격…"리프트 탈 때도 단어 외워"

전교생 60명 둔내고 출신, 전국 대회 첫 우승과 서울대 합격 '겹경사'
전교생이 60명 정도인 강원도 횡성군 둔내고에 다니는 스키 선수 김관우(19)가 제103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알파인 스키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서울대에도 합격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김관우는 23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알파인 스키 남자 19세 이하 슈퍼대회전에서 47초 54로 우승했다.

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김관우는 2022학년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과에도 합격해 '최고의 2월'을 맞았다.

특히 김관우가 졸업한 둔내고는 1∼3학년이 모두 한 반씩만 있는 전교생 60명의 '미니 학교'다. 둔내고에서 서울대 합격자가 나온 것은 올해 김관우가 4년 만이다.
스키장에서 일하는 부모님을 따라 어릴 때부터 스키와 친숙해졌다는 김관우는 둔내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스키 선수가 됐지만 그동안 이렇다 할 성적은 내지 못했다.

그는 "이번 전국체전이 전국 규모 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것"이라며 "거의 '꼴등에서 1등까지'라고 할 만큼 하위권이었다가 체전 금메달을 따내 더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이전에는 전국체전에서 중학교 2학년 때 슈퍼대회전 은메달이 유일한 입상 기록이었다.

김관우는 "고등학교 진학 후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스키의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제 경기 영상을 분석했다"며 "바깥쪽 스키에 힘이 전달되지 않는 것이 경기력 저하의 원인이라는 결론을 얻어 비시즌 인라인스케이트 훈련 등을 통해 이런 점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체전에서 금메달을 예상했느냐는 물음에는 "다른 선수를 의식하기보다 제 스키에 집중하자는 마음으로 나섰다"며 "스피드나 경사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 있게 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서울대에 진학하기 위한 학업 준비에 대해 김관우는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기 쉽지 않았다"며 "오전 5시에 일어나 새벽 훈련을 하고, 남는 시간 등을 활용해 공부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 시간에도 무조건 영어 단어를 외웠다"고 할 정도로 자투리 시간을 쪼개 썼다는 것이다.

김관우는 "운동선수도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운동에서 키운 집중력이 공부에 도움이 됐고, 공부를 통한 지적 능력은 경기 운영이나 전략적인 부분에 보탬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알파인 스키 일인자인 정동현과 은퇴한 마르셀 히르셔(오스트리아)를 좋아한다는 김관우는 "대학 진학 후 일단 국가대표 상비군을 1차 목표로 하고 이후 국가대표까지 되고 싶다"며 "선수 은퇴 후에는 스포츠 행정가로 일하는 것이 꿈"이라고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