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원대 치솟은 원·달러 환율…"추가 상승 탄력은 약화"

환율, 2.6원 오른 1205원에 개장
"뉴욕증시 반등으로 추가 상승 제한 전망"
미 국채 10년물 급락 후 회복…"환율 하락 압력 우위 전망"
원·달러 환율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1200원대를 돌파했지만, 숨고르기 과정에 돌입하면서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6원 오른 1205원에 개장했다. 전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8.8원 급등한 1202.4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1200원을 기록한 것은 지난 7일(1200.70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상승 출발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간밤 달러인덱스는 0.85% 오른 97.027을 기록했다. 한때 97.740까지 오르면서 2020년 6월3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전날 오전부터 미사일과 항공기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전역의 군사시설을 공격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내 83곳의 군사시설이 기능을 잃었다고 밝혔다. 올렉 라슈코 우크라이나 보건장관은 "우크라이나 군인과 시민 57명이 목숨을 잃었고, 169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노빌 원전을 점령했으며, 침공을 개시한 지 9시간 만에 수도 키예프 북부까지 진격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24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는 3.17% 급락 출발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2.52% 하락하면서 장을 시작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국민연설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자 주요지수는 상승세로 전환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강력한 추가 제재와 무엇이 러시아로 수출될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통제를 허가한다"며 "이는 러시아 경제에 즉각,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가혹한 비용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재엔 미국과 주요 7개국(G7)과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동참한다. 미 상무부는 반도체 컴퓨터 통신 정보보안장비 레이저 센서 등이 수출 통제 품목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이 나오자 투자자들의 공포가 진정되면서 나스닥은 전날보다 435.97포인트(3.27%) 상승한 1만3464.29에, S&P500은 62.62포인트(1.50%) 상승한 4.288.12으로 각각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86.95포인트(0.26%) 반등한 3만3218.71로 마감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한때 1.84%까지 밀렸지만, 마감 시점엔 1.99%로 회복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진행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이에 원·달러 환율도 상승세가 제한되면서 하락 압력 우위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뉴욕증시 반등과 숨고르기 과정이 이어지면서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승혁 NH농협선물 연구원도 "미 국채금리도 장초 급락했지만, 완화적 러시아 제재 조치 수준이 경제 둔화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속에 낙폭을 회복했다"며 "시장 내 공포 수준은 전일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돼, 오늘 환율 하락 압력 우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서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과 지정학적 리스크는 상승 영향을 미치겠지만, 1200원 위에서는 더 이상의 상승베팅 하는 의미가 줄어들 것"이라고 짚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