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테나에 YG까지…연예인들의 회사 생활이 궁금해? [이슈+]

사진='채널 십오야' 유튜브 캡처

"난 제니는 실제로 처음 보는데?"

가수 은지원이 그룹 블랙핑크 제니를 만나고 한 말이다. tvN 예능프로그램 '출장 십오야2'가 K팝 대표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를 찾아간다며 이 같은 예고편을 공개하자 팬들은 들썩였다. 정형화된 이미지를 한 꺼풀 벗은 '내 가수'의 진솔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쁜데, 같은 소속사 동료들과의 '케미'까지 지켜볼 수 있단 사실은 팬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다.

신비주의가 일반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의 연예계는 각종 온라인 플랫폼이 다변화되고 팬들과의 접점이 폭넓어지면서 소통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자체 제작한 각종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어느새 기획사 고유의 홍보 콘텐츠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완벽함만을 추구하던 TV에서의 모습이 아닌 친근한 매력이 조명되며 기존 팬덤이 더 공고해지는가 하면, 새로운 팬 유입 창구가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좋아하는 가수의 일상을 접하는 것에서 나아가 이들의 '회사 생활'까지 예능화되고 있다. 연예기획사는 대중을 상대로 아티스트 제작 및 매니지먼트하는 게 주 역할이기 때문에 업계 특성상 폐쇄적인 측면이 있다. 이러한 성격에서 비롯된 대중적 관심과 궁금증을 일부 해소해주고, 패밀리십에 민감한 팬들의 욕구 또한 충족시켜준다는 게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웹예능 '우당탕탕 안테나' /사진=카카오TV

유희열이 대표로 있는 안테나는 지난해 카카오TV와 함께 웹 예능 '우당탕탕 안테나'를 선보였다. 유희열부터 정재형, 루시드폴, 페퍼톤스, 박새별, 샘김, 이진아, 권진아, 정승환, 윤석철, 적재, 서동환에 새로 합류한 유재석까지 소속 아티스트가 총출동, 안테나라는 집단 자체를 강점으로 내세운 프로그램이었다.

같은 회사 직원으로 모인 아티스트들. 그 안에서 만들어내는 '케미'는 단연 신선했다. 중간중간 이들의 음악색을 엿볼 수 있는 것은 덤이었다. 프로그램은 종영 당시 누적 조회 수 3000만 뷰를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YG를 갔다는 것만으로도 놀랐는데, 이 사람들을 한 장면에서 다 볼 수 있다니 감사합니다."

이번에 YG를 찾은 '출장 십오야2'도 앞서 BH엔터테인먼트를 찾아 이미 인기를 맛본 상태였다. 당시 단체 티를 맞춰 입은 배우들은 "BH 나이스"라는 구호를 외쳤고, 게임을 하며 서로 "언니", "얘들아" 등의 친근한 말들이 오갔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렇게 연예기획사 습격은 예능의 핫한 소재가 됐다.

기획사 입장에서도 패밀리십을 강조할 수 있어 좋다. 실제로 SM엔터테인먼트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돈독한 선후배 관계가 강점으로 꼽힌다. SM 표 패밀리십은 팬들의 놀라운 화력과 만나 이미 브랜드화가 된 상태다. 소속 아티스트들이 함께 여는 콘서트는 수년째 이어지며 고유의 공연 콘텐츠로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보아부터 그룹 소녀시대, 레드벨벳, 에스파까지 걸그룹의 역사를 아우르는 팀들이 모여 유닛을 결성해 히트했다.

오랜 K팝 팬이라는 한 20대 여성은 "같은 소속사 선후배 간 패밀리십이 단단할수록 팬들의 결집력도 더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서로 응원해주는 분위기"라면서 "아무리 같은 회사라도 한자리에 모인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시도들이 더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