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시아 진출 금융그룹, 대응반 꾸리고 비상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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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에 현지법인 하나·우리, 러시아 익스포저 2천600억∼2천900억원대
KB·신한·농협도 환율·금리·원자재 모니터링 강화
러시아펀드 가입 고객 '특별 관리' 서비스
러시아가 결국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시작되자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도 이번 사태와 관련한 예상 피해 규모를 점검하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러시아에 현지 법인을 둔 하나·우리금융그룹의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반을 따로 꾸리고 비상계획도 세웠다.
KB·신한금융그룹은 러시아·우크라이나에 직접 진출하지는 않았지만, 주가와 환율, 금리, 원자재 가격이 크게 요동칠 것에 대비해 모니터링(감시)을 강화하고 자산관리·투자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문자·앱 알림 등을 통해 투자 유의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 하나·우리, 러시아 현지 은행 운영…"현지 기업들과 핫라인"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그룹 가운데 하나와 우리는 현재 국제적 경제·금융 제재의 대상이 된 러시아에서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 하나은행'을 둔 하나금융의 러시아 관련 익스포저(잠재 위험에 노출된 대출·투자액)는 작년 3분기 공시 기준으로 2천960억원 정도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4일부터 하나금융은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반'을 신설했고, 특히 러시아 현지 은행 가운데 특별지정 제재대상(SDN) 리스트에 포함된 은행들에 대한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거래 중인 러시아 현지 진출 주요 기업들과의 핫라인(긴급연락망)도 유지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와 루블화 가치의 급격한 변동 등에 따른 러시아법인의 위험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대사관, 러시아 주재 한국기업이나 다른 금융기관과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시장 상황에 따른 영업·재무 현황, 루블화 변동의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2008년 1월 러시아 현지 법인 '러시아 우리은행'을 설립한 뒤 2011년 8월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점, 2014년 10월 블라디보스토크 사무소를 열었다.
이번 사태 전까지 한국 지사·상사 대상 영업뿐 아니라 IB(투자은행) 전문인력 채용 등을 통해 러시아 대기업과 인근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국가들을 상대로도 활발하게 거래를 늘려가고 있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우리금융의 러시아 관련 익스포저는 2천664억원 수준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위기 상황 발생을 가정하고 국외 영업점 지원을 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세웠다"며 "리스크(위험) 관리 차원에서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에 대한 익스포저 확대를 최소화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 KB·신한·농협 "유동성 경색·인플레·금리인상에 대비"
KB, 신한, 농협의 경우 현재 우크라이나는 물론 러시아에도 현지 법인 등을 통해 직접 진출한 상태는 아니다.
신한은행은 폴란드·헝가리 등 일부 동유럽 국가에 사무소를 두고 있지만, 현지 진출과 관련해 은행업 관련 정보 수집을 위한 목적으로 개설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직접적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 그룹의 익스포저는 작년 말 기준 약 353억원 정도로 파악된다"며 "대부분 국내 대기업의 현지 대출로, 채권 미회수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사태가 장기화하면 관련 업체의 어려움이 늘어나고, 에너지·곡물 등 원자재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도 커져 관련 업종은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이미 최근 그룹 차원의 '위기 관리체계'를 가동했고, 특히 시장 유동성 경색에 대비해 자회사별 유동성 관련 지표와 비상 조달계획에 대한 점검을 강화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피해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의 상당량이 우크라이나 파이프라인을 통과하는 만큼, 이번 사태가 거시적 측면에서 향후 글로벌 인플레이션 확대와 각국 중앙은행의 불가피한 금리 인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KB금융도 국내외 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최근 모니터링 빈도 등을 상향 조정했다.
◇ 자산관리·러시아펀드 고객들에 사태 추이·투자 전략 등 안내
금융그룹들은 이처럼 내부 위험 점검을 서두르는 동시에 자산관리·투자 관련 서비스를 받는 고객들에게 발 빠르게 관련 정보를 전달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자 문자, 스타뱅킹 앱의 '마이데이터 자산관리' 메뉴 팝업창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 Q&A(질의·응답)' 등을 공지하고 현재 상황과 금융시장 영향 가능성 등을 안내했다.
신한은행도 러시아 주식형 펀드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다이렉트 케어(직접 관리) 서비스'를 시작했고, 투자 유의사항을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알리고 있다.
문자 메시지에서 신한은행은 "보유하고 계신 러시아 주식형 펀드를 서둘러 매도하기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력 충돌 상황이 안정화되고 증시 변동성이 낮아지는 상황을 지켜보며 비중 축소 기회를 찾도록 권고한다"며 "앞으로도 금융 시장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관련 정보를 제공해드리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실시간으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상황을 점검하며 카톡방과 사내 게시판을 활용해 WM(자산관리) 직원들에게 고객 안내에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KB·신한·농협도 환율·금리·원자재 모니터링 강화
러시아펀드 가입 고객 '특별 관리' 서비스
러시아가 결국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시작되자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도 이번 사태와 관련한 예상 피해 규모를 점검하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러시아에 현지 법인을 둔 하나·우리금융그룹의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반을 따로 꾸리고 비상계획도 세웠다.
KB·신한금융그룹은 러시아·우크라이나에 직접 진출하지는 않았지만, 주가와 환율, 금리, 원자재 가격이 크게 요동칠 것에 대비해 모니터링(감시)을 강화하고 자산관리·투자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문자·앱 알림 등을 통해 투자 유의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 하나·우리, 러시아 현지 은행 운영…"현지 기업들과 핫라인"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그룹 가운데 하나와 우리는 현재 국제적 경제·금융 제재의 대상이 된 러시아에서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 하나은행'을 둔 하나금융의 러시아 관련 익스포저(잠재 위험에 노출된 대출·투자액)는 작년 3분기 공시 기준으로 2천960억원 정도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4일부터 하나금융은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반'을 신설했고, 특히 러시아 현지 은행 가운데 특별지정 제재대상(SDN) 리스트에 포함된 은행들에 대한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거래 중인 러시아 현지 진출 주요 기업들과의 핫라인(긴급연락망)도 유지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와 루블화 가치의 급격한 변동 등에 따른 러시아법인의 위험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대사관, 러시아 주재 한국기업이나 다른 금융기관과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시장 상황에 따른 영업·재무 현황, 루블화 변동의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2008년 1월 러시아 현지 법인 '러시아 우리은행'을 설립한 뒤 2011년 8월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점, 2014년 10월 블라디보스토크 사무소를 열었다.
이번 사태 전까지 한국 지사·상사 대상 영업뿐 아니라 IB(투자은행) 전문인력 채용 등을 통해 러시아 대기업과 인근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국가들을 상대로도 활발하게 거래를 늘려가고 있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우리금융의 러시아 관련 익스포저는 2천664억원 수준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위기 상황 발생을 가정하고 국외 영업점 지원을 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세웠다"며 "리스크(위험) 관리 차원에서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에 대한 익스포저 확대를 최소화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 KB·신한·농협 "유동성 경색·인플레·금리인상에 대비"
KB, 신한, 농협의 경우 현재 우크라이나는 물론 러시아에도 현지 법인 등을 통해 직접 진출한 상태는 아니다.
신한은행은 폴란드·헝가리 등 일부 동유럽 국가에 사무소를 두고 있지만, 현지 진출과 관련해 은행업 관련 정보 수집을 위한 목적으로 개설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직접적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 그룹의 익스포저는 작년 말 기준 약 353억원 정도로 파악된다"며 "대부분 국내 대기업의 현지 대출로, 채권 미회수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사태가 장기화하면 관련 업체의 어려움이 늘어나고, 에너지·곡물 등 원자재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도 커져 관련 업종은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이미 최근 그룹 차원의 '위기 관리체계'를 가동했고, 특히 시장 유동성 경색에 대비해 자회사별 유동성 관련 지표와 비상 조달계획에 대한 점검을 강화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피해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의 상당량이 우크라이나 파이프라인을 통과하는 만큼, 이번 사태가 거시적 측면에서 향후 글로벌 인플레이션 확대와 각국 중앙은행의 불가피한 금리 인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KB금융도 국내외 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최근 모니터링 빈도 등을 상향 조정했다.
◇ 자산관리·러시아펀드 고객들에 사태 추이·투자 전략 등 안내
금융그룹들은 이처럼 내부 위험 점검을 서두르는 동시에 자산관리·투자 관련 서비스를 받는 고객들에게 발 빠르게 관련 정보를 전달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자 문자, 스타뱅킹 앱의 '마이데이터 자산관리' 메뉴 팝업창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 Q&A(질의·응답)' 등을 공지하고 현재 상황과 금융시장 영향 가능성 등을 안내했다.
신한은행도 러시아 주식형 펀드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다이렉트 케어(직접 관리) 서비스'를 시작했고, 투자 유의사항을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알리고 있다.
문자 메시지에서 신한은행은 "보유하고 계신 러시아 주식형 펀드를 서둘러 매도하기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력 충돌 상황이 안정화되고 증시 변동성이 낮아지는 상황을 지켜보며 비중 축소 기회를 찾도록 권고한다"며 "앞으로도 금융 시장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관련 정보를 제공해드리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실시간으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상황을 점검하며 카톡방과 사내 게시판을 활용해 WM(자산관리) 직원들에게 고객 안내에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