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코로나방역 강화…춘천·원주·강릉에 검사소 운영"

인터뷰 - 민병희 강원교육감

PCR검사 필요한 학생·교직원 특별절차 없이 검사
검사키트 21만여 개 배부…방역지원 인력도 증원

교외체험학습 신청·승인·결과보고서 온라인으로
'기초학력 전담교사' 신설…교육 사각지대 없앨 것
민병희 강원교육감(사진)은 “강원도는 국내 유일 분단 도인 만큼 우리 도의 청소년들이 평창평화포럼에서 마련된 각종 행사에서 얻어가는 게 많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민 교육감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임기가 끝난다.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도내 전체 학교들의 방역을 위해 애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곧 시작되는 새 학기에도 검사키트 21만여 개를 배부하고 퇴직 보건교사 등으로 구성된 방역전문가들을 현장에 보내는 등 갖가지 대책을 지원할 방침이다. 다음은 민 교육감과의 일문일답이다.

▷‘2022 평창평화포럼’이 성료됐다. 이번 포럼에서는 미래 평화세대인 청소년들의 평화 의식에 대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평창 유스 피스 챌린지 2022(YPC 2022)’와 청년위원회 운영 등 행사가 진행됐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분단 도인 강원지역 청소년들에게 평화의 의미는 남다를 텐데 교육청 차원에서 적극 동참하는 데 대한 소감은 어떤가.“YPC는 전 세계 만 28세 이하 청소년과 청년들이 참여하는 만큼 국제적인 관점에서도 매우 유익하다. 포럼 행사가 평일에 진행되는 탓에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 강원지역 청소년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었다. 방식은 다르지만 현재 강원교육청은 아리스포츠컵 대회 유치와 제진역 간 통일로 가는 평화열차 체험장 등 평화·통일 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기도 하다. 다만 최근 경색된 국제관계 때문에 멈춘 상태라 아쉽다.”

▷다음달 새 학기가 시작된다. 정상 등교 원칙 아래 학교마다 코로나19 확진률에 따라 탄력적으로 학사 일정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했는데 기준은 무엇인가.

“유치원생과 초등 1∼2학년생, 특수학교 학생, 전교생 100명 미만 학교의 학생들은 매일 등교를 원칙으로 한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상황에 따라 각 학교에서 등교 방식을 결정하게 된다. 정상 등교 기준(재학생 중 신규 확진자 3% 또는 등교 중지자 15% 미만)은 도교육청에서 제시하되 학교별 특성을 고려해 유연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지역 혹은 학교의 전체 원격 수업 전환은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할 방침이다.”▷학생들의 신속한 항원검사를 위한 준비는 돼 있는가.

“항원검사 키트 부족에 대비해 4억5000만원을 들여 15만 개를 이미 확보했다. 이는 도내 학생·교직원의 80% 이상이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더 필요하면 예비비를 활용해 부족함 없이 학교 현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또 현재 각 학교에 배치한 방역 지원인력 2455명 외에도 추가로 126억원을 투입해 338명을 증원할 방침이다.”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유아들의 감염 예방과 보건 교사의 업무 부담 대책은 있는가.“교사가 확진되거나 격리되면 재택근무로 원격 수업을 하거나 대체 강사를 채용할 예정이다. 학생이 확진되거나 격리되면 교실 수업 실시간 송출, 학습자료 제공과 피드백 등 학교 실정에 맞는 학습권 보호 대책을 마련해놨다. 이와 함께 이동형 유전자증폭(PCR) 검사팀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규모가 큰 학교나 진단키트를 사용하기 어려운 유치원·초등학교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최근 확진자 폭증으로 방역 당국의 행정력이 부족해지면서 정부가 밀접 접촉자 관리를 학교 현장에 일임함에 따라 교사 부담과 현장 혼란을 줄일 필요가 생겼다. 교내 확진자 발생 시 조치사항을 담은 간편 길라잡이를 모든 교직원에게 전파할 계획이다.”

▷개학을 앞두고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방역 대책은 있는가.

“먼저 춘천·원주·강릉 3개 권역에 도교육청 선별검사소를 설치해 28일부터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PCR 검사가 꼭 필요한 학생·교직원들이 특별한 절차 없이 검사받을 수 있다. 또 신속항원검사키트 21만3000여 개를 이달 말까지 학교로 배송하고 개학 첫날 학생 한 명당 한 개씩 배부할 방침이다. 유증상자나 밀접 접촉자는 반드시 검사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밀접 접촉자 분류에 어려움을 겪는 일선 교사들의 과중한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는가.

“코로나19로부터 학생을 지키면서도 정상 등교를 통한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했다. 퇴직 보건교사 등 방역 전문가로 구성된 지원팀을 운영, 학교 문의 사항 안내와 집단감염 발생학교 방문 등을 통해 지원한다. 학교별로 정확한 상황 파악과 적응을 위해 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 첫 주에는 일선 판단에 따라 단축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교외체험학습 온라인 시스템’을 본격 운영한다는데 이는 무엇인가.

“1학기부터 온라인으로 교외체험학습 신청 및 승인, 결과보고서 제출이 가능한 ‘교외체험학습 온라인 시스템’이 운영된다. 이 시스템은 가정에서 PC나 스마트폰 등으로 접속해서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하면 승인 결과를 문자 메시지로 안내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교외체험학습 후 보고서 역시 온라인으로 제출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동안 교외체험학습의 신청과 관리는 학부모가 교외체험학습 신청서를 출력해 체험학습 계획서를 학교에 직접 제출하고 결과보고서도 종이 문서로 내는 대면 방식이었는데 이를 비대면으로 바꿨다.”

▷온라인 시스템이 도입되면 신청 및 관리 절차가 줄어들어 학부모나 학교담당자 모두 더 편리하게 업무를 처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행 시점은 언제인가.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오는 5월 2일부터 학부모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지난 22일 전체 학교 교외체험학습 담당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연수를 마쳤다. 온라인 교외체험학습 시스템은 영어, 중국어, 필리핀어, 베트남어 4개 외국어를 지원하고 있어 다문화가정 학생들도 어려움 없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가족 단위 교외체험학습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점을 감안할 때 도내 모든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교직원들의 업무도 경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초학력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을 전문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기초학력 전담교사제를 신설해 운영한다는데.

“초등교사 가운데 문해력과 수리력 전문교사를 초등학교 24곳(춘천·원주·강릉 각 세 명, 그 외 지역엔 각 한 명)에 배치해 학생들의 기초학력 부진이나 격차를 해소하고자 한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제도다. 문해력과 수리력을 전문으로 지도해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초등 1~2학년에 대해 예방적 차원에서 우선 지원한다. 구체적으로는 단위학교 기초학력 업무 총괄 및 담임교사의 기초학습 관리 지원, 주당 16~20시간의 수업 담당, 학생 진단 및 성장과정 기록, 사례관리 등이다. 아울러 사전·사후 향상도 분석을 통해 결과물을 교사 간에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물론 이 모든 건 담임교사 책임지도를 원칙으로 한다. 이를 통해 심각한 문해력·수리력 고위험군 학생들에 대한 전문지도를 이룰 예정이다.”

▷청렴 강원교육을 위해 강력한 반부패 대책을 마련했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 등 큰 정치적 이벤트와 코로나19 위기의 상시화로 인해 공직자 재량권이 커졌다. 또 국가재정 지출도 확대됐다. 부패 발생 가능성이 아주 높아졌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도교육청은 반부패 청렴 정책의 추진 체계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교육청 구성원 모두의 청렴의 일상화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이에 부패 발생을 사전 예방해 투명하고 공정한 강원 교육을 이루도록 하겠다.”

▷올해가 교육감 마지막 해다. 그동안의 소회는.“도민들의 기대에 얼마나 보답했는지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임기 동안 수십 년간 굳어진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힘썼다. 또 교육의 새 판을 짜는 것을 소명으로 인식하고 그 길로 매진해 왔다. 고교평준화 무상교육 등 수많은 정책을 추진했다. 도교육청이 먼저 시작한 많은 정책이 전국으로 퍼져 일반화되기도 했다. 다만 도민들이 보시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 부분은 뒤를 잇는 사람들이 채워갈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길 바란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