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식물 광합성의 전자 전달 방식을 모방한 새로운 염료 분자 디자인 전략을 개발, 염료감응 태양전지 효율을 높였다고 27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화학과 권태혁·권오훈 교수 연구팀은 기존 염료 분자의 도너-억셉터(donor-acceptor) 분자 구조에 새로운 화학 구조(분자 유닛)를 추가해 식물 광합성의 전자 전달 방식을 모방할 수 있는 염료를 개발했다.
이 염료는 분자 유닛 간 강한 상호 작용과 약한 상호 작용을 모두 가진다는 특성이 있다.
강한 상호 작용은 분자 내에서 전자를 빠르게 전달하지만, 전자(-)와 정공(+) 재결합도 빠른 단점이 있는데, 약한 상호 작용을 추가로 형성해 전자를 빠르게 전달하면서 재결합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식물 광합성은 전자를 한 방향으로만 전달해 전자가 역으로 돌아와 정공과 재결합하는 것을 막는 특성이 있다.
이 덕분에 엽록소가 빛을 흡수해 만든 전자가 재결합으로 손실되지 않고 다음 광합성 단계로 잘 전달되는데, 식물 광합성에서 전자를 다음 단계로 전달하는 효율은 10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개발한 염료가 전자를 빠르게 전달하면서도 전자와 정공의 재결합은 기존의 8분의 1 수준으로 억제하는 것을 흡수 분광분석으로 확인했는데, 이는 식물 광합성에서 전자를 한 방향으로 전달하는 특성과 유사하다. 이 염료 분자를 쓴 태양전지는 최대 10.8%의 효율을 기록했다.
염료 분자 내 상호 작용을 조절하지 않는 태양전지 대비 60% 이상 향상된 수치다.
권태혁 교수는 "식물 광합성을 본떠 빛에 의해 생성된 전자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분자 디자인을 개발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며 "연구에서 개발한 분자 설계 전략은 태양전지뿐만 아니라 인공 광합성, 광촉매 분야 등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켐'(Chem) 온라인판에 16일 자로 공개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후변화대응과제와 UNIST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