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4연승…韓, 농심배 2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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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기사와 공식 대국 28연승한국이 신진서 9단(22·사진)의 ‘끝내기 4연승’을 앞세워 농심배 2연패를 달성했다.
신진서는 26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과 일본 도쿄 일본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제23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라운드 14국에서 일본의 이치리키 료(25)에게 188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한국의 우승을 확정했다.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신진서는 미위팅 9단(중국), 위정치 8단(일본), 커제 9단(중국)을 연달아 제압했고 일본 마지막 주자 이치리키마저 누르며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농심배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2020년 대회부터 온라인 대국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회는 한·중·일 3국이 대표 기사 5명을 내세워 연승전 방식으로 우승을 겨루는 단체전이다. 한국은 이번 우승으로 14번째 우승컵을 챙겼다. 중국은 여덟 번, 일본은 한 번 농심배에서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5억원이다.
지난해 대회에서도 5연승으로 한국의 역전 우승을 이끈 신진서는 이 대회 9연승을 질주했다. 이는 농심배 통산 2위 기록이다. 1위는 1~6회 대회에서 14연승을 하며 한국에 대회 6연패를 안긴 이창호 9단(47)이 갖고 있다. 신진서는 이날 승리로 지난해 6월 8일 이후 이어온 외국 기사와의 공식 대국 연승 행진을 28연승(중국 23·일본 4·대만 1)으로 늘렸다.
우승을 확정한 뒤 지난 25일 커제와의 대국을 곱씹은 신진서는 “커제와의 대국은 프로기사라면 만족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며 “초일류 선수와 대국하면 실수 할 수밖에 없는데 커제가 (컨디션이) 좀 별로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다만 신진서는 커제의 소셜미디어 게시글에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커제는 25일 신진서에게 패한 뒤 “이게 인간인가? 신진서의 이번 대국 장악력은 알파고보다도 더 강하다는 느낌이었다”고 SNS에 적었다. 얼핏 보면 신진서를 칭찬하는 듯한 내용이지만, 신진서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부정행위를 해 자신이 패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글이었다.
신진서는 개인적 사유로 대국 중 자주 자리를 비우는데, 이를 두고 일부 중국 팬이 ‘부정행위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편승하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신진서는 “유명한 기사일수록 언행에 조심해야 한다”며 “커제가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중국 팬에게 다른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다음부터는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